대전시 종합감사 결과, 도시철도공사 방만경영 '도 넘었다'

예산낭비 등 도덕적 해이 심각… 임직원 과도한 복지혜택도 눈살

대전시 산하 공기업인 대전도시철도공사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 예산을 낭비하고 부적절ㆍ부당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임직원들은 과도한 혜택을 누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시는 국가적으로 공기업 개혁 논의가 활발한 시점이던 지난 7월 도시철도공사를 상대로 벌인 2014년 종합감사 결과, 낭비와 소홀, 부당, 부적절, 과다, 과도, 방치 등을 이유로 지적된 업무가 모두 50건으로 집계됐다.

우선 비효율적인 방역소독과 불필요한 수질측정 용역, 부적절한 수의계약 등으로 모두 5500만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등 용역사업과 관련해 주의조치를 받았다.

또 회의비와 행사운영비 등도 부당하게 썼다. 사내 내부 직원 간 회의와 행사운영때 예산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규정에도, 공사는 회의비 명목으로 2013년 2230여만원(111건), 2014년 상반기에 1100여만원(51건)을, 행사운영비로 2013년 6000여만원(253건), 2014년 1160여만원(57건) 등을 집행했다. 그것도 대부분 규정에 어긋난 식사비로 지출했다.

각종 위원회와 이사회 참석 수당 역시 1인당 15만원 한도로 지급해야 함에도 20만~30만원을 지급해 주의를 받았다. 2012년 종합감사에서도 지적받은 사항이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업무추진비 역시 직무활동을 위해 집행해야 함에도 직무활동과 관계없는 모 공무원과 모 기관 임직원 등의 경조사 비용으로 860만원을 지출하고, 문병과 인사발령, 개인 출판기념회에 보내는 화분 구입비용 등으로 예산을 사용했다.

또 동호회, 체육대회 격려, 생일기념품, 불우 직원 등을 위해 편성된 정원가산업무비도 목적과 다르게 모두 2180여만원(290건)을 썼다. 이 역시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문제는 계속됐다.

임직원 장남에게 지급하는 과도한 복리후생도 걸렸다. 주소 분리 시에도 가족수당을 지급해오다, 결국 감사관실로부터 장남 특혜 규정 삭제를 권고받았다.

이밖에도 승진과 평정 등 불투명한 인사와 내규를 위반한 임직원 기념품(상품권) 구매계약, 결격사유가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 체결, 교육훈련 임직원 과다한 성과급 지급, 특별 유급휴일 과다 운용 등으로 주의와 시정, 개선 조치를 받았다.

반면, 세월호 참사와 서울지하철 사고 등 총체적인 안전대책 강구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시행한 지하철 복합재난대비 비상대응훈련과 기관사 심리안정 프로그램 시행, 단종된 소방유도등(CCFL)의 대체부품(LED) 제작사를 발굴해 고장부품만을 구매, 교체해 모두 1억6000만원을 절감한 점은 모범사례로 꼽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