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유착 범죄 '지능화'… 보험가입·유학비 대납도

직무경험 악용 현금·자동차 등 챙겨

24일 대전지검 특수부가 발표한 민관 유착 범죄는 다양한 수법이 동원됐다. 가장 기본적으로 퇴직 후 관련업체에 재취업해 직무경험과 유착관계 등을 범행에 악용하는 수법을 썼으며, 직무권한을 남용해 먼저 금품을 요구한 철도비리 관련자들도 있었다.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차장 김 모(49)씨는 금품수수 비리로 철도시설공단에서 퇴직한 후에도 관련 업체에 취업한 후 전 소속기관 담당자들을 상대로 한 편취범행에 가담했다.

전 철도청 직원 박 모(49)씨는 퇴직 후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에 취업한 후 공사현장 감리담당자들에 대한 청탁 및 국토부 내부 정보 유출을 지속적으로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금수수 외에도 다양한 수법의 범행들이 확인됐다. 동생 유학비를 대납하게 하는 방법으로 금품을 수수하거나 지위를 이용해 아내 통해 보험을 들게 하고 보험가입 수당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품수수 수법이 다양화, 지능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한국철도공사 처장 이 모(51)씨는 보험설계사가 보험가입을 성사시킬 경우 보험회사로부터 수당을 지급받게 되는 점을 이용, 업자들로 하여금 월 보험료 수백만원, 보험기간 5년에서 10년의 장기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했다.

보험료 납입예정액 합계가 15억원인데, 현재까지 2억3000만원의 보험금이 납부됐다. 또 무자격 공사업자 최 모(51)씨는 철도시설공단 발주공사 하도급 기회제공 대가로 공단 부장에게 승용차 2대를 무상으로 교부해 운행토록 하는 등 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했다.

한국철도공사 센터장 김 모(48)씨도 부품납품 편의제공 등의 대가로 동생의 유학경비 4750만원 상당을 대신 교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 충남도청 건설도시국 직원 임 모(59)씨와 전 서산시 건설도시국 직원 김 모(58)씨, 전 서천군 맑은물사업소 직원 박 모(65)씨 등은 취업을 가장한 다음 월급과 영업비 명목으로 수년간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수사와 관련, 검찰은 유관기관에 대한 수사결과 통보로 공적자금의 추가적인 손실 차단과 화력발전소 안전관리에 대한 주의 환기시켰다는 분석이다.

전 철도시설공단 차장 김 모씨와 통신설비 부품 납품업체 대표 최 모(43)씨가 부풀린 전체 공사대금은 130억원에 이르며 공사 진행 중 비리를 적발한 후 관련기관에 통보해 추가적인 피해를 차단했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