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100억대 화물차 해외 밀수출 덜미…50명 입건

신차를 폐차로 서류조작 18억 챙겨

▲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화물차 50여대를 밀수출한 혐의(자동차 관리법 위반 등)로 박모씨(50)등 8명을 구속하고, 김모(47)씨 등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관이 밀수출하려던 화물차를 압수해 범행 수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화물트럭 100억원어치를 해외에 밀수출한 박모(50)씨 등 8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을 도운 차량알선책 문모(51)씨 등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일당은 2011년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폐차 수준의 화물트럭을 수출할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실제로는 신차나 출고 2~3년의 화물트럭을 반출해 1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매달 300만원씩 6개월간 받는 조건으로 이름을 빌려 화물차량 13대를 출고시켰다. 화물차 신차 출고에 필요한 대당 2억원의 돈은 화물차를 담보 삼아 대출업체로부터 할부로 구입해 실제로 들어간 돈은 없었다. 이렇게 확보한 화물차는 선박용 컨테이너박스에 실을 수 있도록 꼬리 부분을 절단했고, 해외에서 다시 용접해 사용해 사용했으며 대당 5000만~6000만원까지 헐값에 팔았다.

이들은 대출업체에 담보가 잡혀 있는 화물차는 소유권이전과 해외수출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서류를 조작했다. 밀수출할 화물트럭과 같은 차종이면서 출시 13년 이상의 노후 쌍둥이 차량을 싼값에 구입해 세무서에 낼 서류에 노후차량을 수출할 것처럼 작성했다.

차량 수출시 세관에서 수출품목 중 일부만 육안검사를 하고 대부분 서류검사로 통과된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를 통해 수억원의 대출할부금이 있는 화물트럭은 해외로 몰래 빠져나갔고, 이들은 돈 들이지 않고 수출금을 부당하게 챙겼다. 이들은 개인소유 또는 운수회사 지입 화물차량 중 대출업체에 근저당 잡힌 차량 37대를 저가로 사들여 같은 수법으로 밀수출했다.

화물트럭 해외 밀수출 사기때문에 대출업체는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게 됐고, 운수회사는 차량을 분실하고 차량에 걸린 근저당까지 배상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피해를 본 대전의 모 운수회사 서모(33)씨는 “비록 지입 차량이지만, 회사 명의인 차량이 사라져 직접적인 타격에다 차량에 걸린 대출금을 회사가 책임져야 해 재정적 어려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연수 광역수사대장은 “박씨 일당이 챙긴 이익은 18억원이지만, 시가 100억원 상당의 국민 재산이 불법으로 해외에 빠져나간 것”이라며 “비슷한 수법의 밀수출에 대해 관세청과 인터폴과 협조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