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는 그동안 '둔산불패', '대전 신도심'이라는 대명사가 어울렸지만 지속적인 인구 감소세를 겪으며 현재 50만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서구는 인구 감소에 대한 문제는 인지하고 있을 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뾰족한 수를 찾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기준 대전시 인구(외국인 제외)는 153만6286명에 달했다. 2011년 151만1531명, 2012년 152만2189명, 2014년 153만908명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해마다 증가인구가 2000~3000명 가량 줄어들며 증가세가 둔화되는 분위기다.
세종시로 향한 인구 이탈이 대전시 전체 인구 증가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인구 1위를 기록중인 서구마저 인구 위기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달 말 기준 서구 인구는 49만 5922명으로 대전 전체 인구의 32.3%에 달해 대전 자치구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03년 3월 처음으로 50만 169명을 기록하며 50만 자치구로 위상을 떨쳤던 서구는 2011년 11월 50만 33명을 끝으로 최근까지 3년동안 50만명 인구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인구 감소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도안신도시 아파트의 대규모 입주로 다소 인구가 늘긴 했지만 인구 유입 수요를 더이상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만 나온다.
도시전문가들은 이미 서구가 대전의 중심도시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30여년이 지난 노후된 아파트가 즐비할 뿐 더러 주거지역 및 상가지역 내 주차난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점이 도시에 대한 선호도를 떨어뜨린다. 시민들의 선호도가 이미 서구를 벗어났다는 답변뿐이다.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유성구는 대규모로 아파트를 공급해 왔으며 세종시 인근지역이라는 이점을 내세우며 자치구 인구 경쟁에 불을 당겼다.
해마다 1만여명 이상의 인구가 늘고 있는 유성구는 현재 32만 6192명이지만 2020년까지 40만명의 인구규모를 목표로 차근차근 인구 유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건강ㆍ안전 도시를 표방하며 시민들의 생활편의를 높이는 데 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서구는 인구 이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아파트 건설 수요 증가로는 서구를 떠나려는 시민들의 발길을 돌릴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니온스퀘어 개발 불발로 서구의 차기 주거수요지인 관저지구의 아파트 개발이 유입인구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육수요까지 서구에서 유성구로 중심이동된 분위기다.
올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4학년도 수능 응시자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유성구는 수능 1~2등급 상위 30개 시군구 가운데 4개 영역이 포함된 반면, 서구는 1개 영역에서만 명함을 내밀었을 뿐이다. 유명대학 진학률까지 유성구 고교에 집중되면서 서구가 더이상 교육중심 학군으로 이름을 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서구 관계자는 “서구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분만을 놓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매우 복잡하다”며 “다만 중구에서 서구로 그동안 중심 이동이 된 점을 바탕으로 향후 지역 개발과 인구 유입을 위해 다각도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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