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 7차 발굴조사… 백제시대 유산, 잠에서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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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 7차 발굴조사… 백제시대 유산, 잠에서 깨다

완전한 형태 갖춘 목곽고·깃대꽂이 최초 발굴 백제멸망기 나당연합군과 전쟁상황 추론 가능

  • 승인 2014-09-23 16:56
  • 신문게재 2014-09-24 1면
  • 공주=김민영·정성직·박종구 기자공주=김민영·정성직·박종구 기자
▲ 웅진 도읍기 백제시대 왕성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공주 공산성에서 발견된 백제시대 목곽고(木槨庫). [연합뉴스 제공]
▲ 웅진 도읍기 백제시대 왕성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공주 공산성에서 발견된 백제시대 목곽고(木槨庫). [연합뉴스 제공]
공주 공산성에 대한 제7차 발굴조사에서 백제시대 완전한 형태를 갖춘 대형 목곽고와 깃대꽂이가 최초로 발굴됐다.

23일 충남도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공산성 백제 왕궁 부속시설 발굴조사는 2008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됐으며, 올해는 부속시설 영역 중앙부에 해당하는 곳을 조사했다.

그 결과, 건물지군과 도로, 배수로, 저수시설, 축대 등이 기능과 위계에 따라 구획돼 있는 등 백제시대의 생활공간 활용과 건물배치 기술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은 발굴된 유구 중 너비 20~30㎝ 내외의 판재를 기둥에 맞춰 정교하게 조성한 가로 3.2m, 세로 3.5m, 깊이 2.6m의 대형 목곽고를 주목했다.

그동안 목곽고(목재로 만든 저장시설)는 대전 월평동 산성, 부여 사비도성 등 백제 유적에서도 발견된 바 있지만, 심하게 훼손돼 일부만 확인이 가능했다.

▲ 목곽고에서 출토된 나무망치와 복숭아씨를 비롯한 각종 유물. [연합뉴스 제공]
▲ 목곽고에서 출토된 나무망치와 복숭아씨를 비롯한 각종 유물.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이번에 발굴된 목곽고는 조성 당시 모습 그대로의 원형이 남아 있고, 당시의 목재 가공 기술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백제시대 건물 복원과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다량의 복숭아씨와 박씨를 비롯 무게를 재는 석제추와 생활용품인 칠기, 목제 망치 등이 출토됐으며, 문화재청은 목곽고의 용도를 저장시설 또는 우물 두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남석 공주대 교수는 “외면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점토 다짐을 한 점과 내부의 틈새를 점토로 메운 것을 보면 저장시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저지대에 물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봐서는 우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물지 북쪽의 저수시설에서는 완전한 형태의 철제 갑옷, 옻칠이 된 마갑, 철제 마면주(말의 얼굴을 감싸는 도구), 마탁(말갖춤에 매다는 방울)과 함께 깃대꽂이가 최초로 발굴, 백제 멸망기 나당연합군과 전쟁의 흔적을 유추할 수 있는 유물들이 쏟아져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깃대꽂이는 말안장 뒤쪽에 세워 기를 꽂는 용도로 사용됐는데, 이번에 발굴된 깃대꽂이는 약 60㎝ 크기에 철로 만들어졌으며, S자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었다.

학계에서 이번에 발굴된 깃대꽂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 백제시대 깃대꽂이는 서산 여미리 출토 토기 문양으로만 확인이 가능했으나, 최초로 실물이 확인됨으로써 백제 기승문화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공산성이 백제왕궁지로서 진정성과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발굴성과로, 백제역사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60회 백제문화제가 진행되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현장을 방문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주=김민영·정성직·박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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