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육료와 관련, 내년에 만 3세가 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3세에 대한 보육료 부담이 지자체에서 교육청으로 이양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와 교육청간 첨예한 갈등이 자칫 보육료 지원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 때문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그동안 지자체와 교육청이 각각 70%, 30%씩 공동 부담했던 만3세의 어린이집 보육료 전액을 내년부터는 교육청이 부담한다.
올 해 어린이집 보육료 대상 2세 유아는 1만 3780명으로 만 3세 기준 1인 보육료인 22만원을 계산하면 보육료 총액(12개월)은 무려 363억 7920만원에 달한다.
해당 인원이 변화없이 내년에 그대로 어린이집에 등원한다면 기존 70% 지자체 부담액이었던 254억 6544만원을 대전시교육청이 지원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날 전국 시ㆍ도교육감 협의회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유아법과 유아교육법에서는 재정지원을 정부 또는 지자체가 하도록 돼 있는 데 이를 정부가 역행한다”며 반발했다.
시ㆍ도교육감 협의회는 내년부터 어린이집 보육료를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에 편성할 지 여부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자치단체는 부담액이 줄어드는 만큼 정부의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정책에 반기는 분위기다. 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 어린이집 대상 연령은 이제 0~2세까지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이집 보육료 문제로 현재 2세 유아를 둔 학부모와 어린이집 원장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학부모의 경우, 어린이집 보육료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다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가 없게 된다. 지원없이 등원을 시키면 고스란히 22만원의 부담액을 내야 할 판이어서 교육비 상승이 우려된다.
어린이집도 비상이다. 만 3세 유아의 어린이집 등원인원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린이집 개원 활성화 정책을 벌여왔던 정부가 이제와서 어린이집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까지 이어진다.
대전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나머지 연령대의 유아가 곧바로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정부의 대책없는 정책에 말이 안나온다”며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통해 규제 강도를 높이더니 이제는 숨통까지 막으려는 것은 아닌지 울화통만 터진다”고 분개했다.
이경태ㆍ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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