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자체 복지재원 현실화하라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지자체 복지재원 현실화하라

  • 승인 2014-09-21 14:52
  • 신문게재 2014-09-22 17면
사회복지비용 때문에 일부 기초단체의 복지 디폴트(지급불능)까지 거론된 데 이어, 오는 29일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를 앞두고 복지비 현실화의 근거 찾기에서 나서고 있다. 지난 금요일(19일) 서울에서 열린 회장단 실무 담당자 회의로 미뤄볼 때 5대 복지재원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파산'이란 말이 튀어나올 정도인 지방재정 사정의 절박함, 불가피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 불가피성은 지방자치단체로 재원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채 국가기능이 지방으로 이전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지출은 늘어난 반면 지방 세입 여건이 약화된 것이다. 기초연금 등 과중한 사회복지비용 부담이 지방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다음 주로 예정된 협의회에서는 지방재정난을 호소한 지난번 공동성명보다 한결 구체화되고 강도 높은 내용이 담길 수밖에 없다.

전액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기초연금, 그리고 양육수당, 장애인수당, 기초생활보장, 영유아보육 등 5대 복지사업에 지방재정은 과부하가 걸린 지 오래다. 견디다 못한 지자체는 지방소비세율 인상, 보육사업에 대한 국고 보조율을 서울 40%, 지방 70%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특단의 재정지원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반응은 온도차가 상존한다. 실무 회의에서 복지비 증가와 지자체 재정 상황의 객관적인 지표를 입증할 방법 찾기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상보육 전면 확대와 올 7월부터 시행한 기초연금이 특히 지자체 재정을 옥죄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 정부청사에서 열린 지방재정 전략회의에서도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7 대 3, 길게는 6 대 4로 올리자는 주장을 펼쳤다.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실태 조사를 거쳐 과도한 복지비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 정부가 복지 비용을 전가해 지방재정 위기가 심화됐다는 것은 인식의 차이가 아닌 엄연한 실상이다.

다른 무엇보다 복지정책의 지방이양에 따른 복지예산 부담 등을 메울 지방재정의 확보가 안 된 상태다. 게다가 부동산 경치 침체 등으로 세입 환경이 더 나빠진 것까지 겹쳐 지역개발을 위한 새로운 사업은 재원 고갈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자치단체의 재정 운영의 경직성은 심각하다. 복지비가 아무리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 증진에 쓰인다고 해도 정부의 책임이 큰 부분이다.

지방 세수비율을 올렸다거나 복지 예산의 상당분을 지방에 내려 보냈다고 정부 소임은 끝나지 않는다. 지방소비세 인상 등으로 기초연금이 해결된다는 시각을 벗고 부족한 부분을 우선 지방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 지방재정의 자주성과 책임성은 그 다음 말할 성질이다. 복지 디폴트, 즉 복지예산 지급불능 사태까지 경고한 지자체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인정하는 데서부터 풀어 갈 문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