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본사와 공장을 둔 지역연고 기업, 즉 사업체 통제권이 있는 자립적 본사 기능 확대를 충남도 정책에 포함 안 시킨 것은 아니다. 수도권 기업의 계열화 기업이든 분공장 설치든 지역연고 기업으로 키우려는 정책도 전개했다. 표현만 달리했을 뿐, 민선 6기 20개사의 본사 이전 목표를 설정한 것이 그 같은 시도의 일환이다. 유치 규모에 비해 미진한 부분은 있었다.
유치 목표 이상으로 지부와 자회사가 아닌 본사 이전을 유도하는 정책을 본격화할 때가 왔다. 대기업이 오면 고용이 늘고 지역경제 활성화된다는 흐름도가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지역자본의 역외유출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충남도의 역외유출이 크다고 말할 수도 있다. 수도권 본사경제와 지방의 분공장 경제는 한국 지역경제 구조의 틀 속에서 새롭게 재해석돼야 바람직하다.
중앙정부나 수도권에서 지방의 기업 유치를 수도권 기업의 성장에 따른 지방 분공장 설치쯤으로 간주하려는 시각부터가 문제다. 지역의 고용과 부가가치 증가는 수도권의 생각보다 훨씬 초라하다. 잉여금이 본사에 귀속되는 형태, 성장과 고용의 부조화로 지역내총생산 성장률에 비해 낮은 고용창출력, 소득 없는 성장도 지적된다. 본사의 지방 이전은 수도권 집중을 유발하는 구조 타파가 꼭 필요한 건 그래서다.
수도권 기업의 경제적 이익 획득에 중점을 두고 지방은 낙수효과나 보라는 식은 기본적으로 잘못이다. 불합리한 지원 기준은 바꾸고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기업 유치 목표에 균형 가치와 공간 패턴, 기업 유치의 양과 질까지 곁들이는 한편, 악전고투를 일삼는 지역 중소기업도 생각하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기업체가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면 원활한 기업활동에 지장이 있다는 정서부터 깨줘야 함은 물론이다.
올 봄 충남발전연구원이 주최한 한ㆍ일 공동심포지엄에서 일본 측 인사가 분공장 경제에서 자율적 지역경제로 전환한 '이와테 모델'을 환기시켰던, “대기업 분공장에 의존한 지역경제가 중심인 지방은 큰 위기를 맞이했다”는 발언을 곱씹어보면 유용하다. 분공장 경제, 지점 경제를 탈피하는 가장 유리한 방법은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다. 토착기업 내실화를 꺼내든 충남도는 현지 법인화 등 경제 선순환 정책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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