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업체, 5산단 폐기물매립장 항소심 판결에 주목

“계약해지 정당” vs “유효” 공방

천안 제5산업단지 내 대규모 폐기물 매립장 설치에 대해 천안 성남면 주민과 천안시의회 등이 결사반대하는 가운데 19일로 예정된 천안시와 업체 간 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중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K사를 상대로 계약해지 통보 및 무효확인 소송을 대전지법천안지원에 제기, 계약해지가 정당하다며 1심에서 승소했다.

곧바로 항소한 K사는 지난 7월 대전고법 제1민사부로부터 폐기물업체의 입주가 필수적인 사항임을 고려해 입주(분양)계약이 유효하다는 강제조정 결정을 받아냈지만 시는 이에 이의신청을 제출했다.

당시 법원의 결정은 K사의 입주(분양)계약이 유효하며 폐기물처리시설이 인근 천암중학교와 200m 거리 내에 위치해 관련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용지 위치를 다시 지정해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승인절차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대신 K사는 시가 변경승인을 득한 이후 1개월 내 1차 중도금 30억원을 지급하라고 덧붙였지만 시는 이에 불복, 19일 선고만을 기다리고 있다.

법원이 강제조정 결정을 내린 것은 관련법에 의거, 연간 발생량이 2만t, 조성 면적 50만㎡ 이상인 산업단지를 개설 또는 증설 시 10년 이상 폐기물을 처리하는 매립시설을 설치토록 규정한 것과 K사가 전체 매매대금 101억원 중 계약보증금 8억8800만원과 추가분 1억2500만원을 천안시에 지불했기 때문에 계약해지에 따른 회사의 손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도 이 같은 법원의 조정결정에 부담이 크다. 시는 2011년 11월 매립시설의 신설에 대해 주민도 알지 못하는 주민의견 청취 공고를 내 비난을 사온 바 있고 천안시의회조차 폐기물매립시설설치에 대한 주요변경에 대해 설명받지 못해 격분을 사왔다.

게다가 시는 2012년 8월 인근 천안중학교의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 걸쳐 학교보건법에 위반되자 '폐기물처리시설용지의 위치(재)변경에 관한 업무협의'라는 공문을 통해 목적용지 위치 변경 및 이에 따른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변경) 승인을 추진해 사업추진에 불편이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드러나 계약해지의 의지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시측 변호인단 관계자는 “법원이 천안시의회의 강한 요구로 K사의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시의회 속기록에 나와 있어 증거로 제출된 상태여서 이 부분이 어떻게 평가될 지가 중요하다”며 “또한, 관련법상 폐기물처리시설이 법정 시설로 설치돼야 하기 때문에 재판부가 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1월 시와 수의계약을 맺은 K업체가 당초 5산단에서 발생한 연간 1만6757t의 폐기물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부지확대에 따라 법정시설설치 기준인 2만6616t가량을 처리할 계획이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