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긴 충남도내 공립박물관… 혈세낭비 논란

  • 정치/행정
  • 충남/내포

발길 끊긴 충남도내 공립박물관… 혈세낭비 논란

도내 12곳 운영 불구 방문객 저조… 3곳은 하루 100명도 안찾아 사후관리 부실 등 원인 지적… 권익위, 사전검증 강화 권고

  • 승인 2014-09-18 17:45
  • 신문게재 2014-09-19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충남지역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박물관 10곳 중 3곳은 연간 방문객 수가 4만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립 타당성 조사 등 사전검증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 체계가 부실한 탓으로, 건립비와 운영비 등 수백억원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도에 따르면 도내 시·군이 건립·운영 중인 공립박물관은 모두 12곳에 달한다. 시·군별로 보면, 공주시가 충남도역사박물관과 석장리박물관을 2006년 건립했으며, 부여군은 백제역사문화관과 정림사지박물관을 2006년에 지었다. 또 당진시는 합덕수리민속박물관과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을 각각 2005년, 2011년에 건립했다.

홍성군은 홍주성역사관을 2001년에, 태안군은 고남패총박물관을 2002년에, 논산시는 백제군사박물관을 2005년에, 보령시는 보령석탄박물관을 1995년에, 천안시는 천안박물관을 2008년에, 아산시는 영인산산림박물관을 2012년에 각각 건립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들 박물관의 관람객 수는 초라한 수준이다. 하루 방문객 수가 100명이 넘지 않는 곳이 3곳이나 된다. 태안 고남패총박물관의 연간 관람객은 1만8922명으로, 도내 공립박물관 중에서 방문객 수가 가장 적다. 하루에 51명꼴로 찾는 셈이다. 박물관대학 강좌 및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홍성 홍주성역사관도 연간 관람객 수가 3만1287명에 그쳤고, 당진 합덕수리민속박물관 3만3169명, 아산 영인산산림박물관이 3만7784명으로, 연간 방문객 4만명 이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 공립박물관에 대한 활성화 방안 등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는 모든 지자체 공립박물관에 대한 건립타당성 평가 등 사전검증을 강화할 것을 관련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권고했다. 지자체가 우후죽순 공립박물관을 세우면서 신설 박물관 수는 급격히 증가한데 반해 정작 건립 후에는 부실운영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

실제로 전국 공립박물관 수는 1999년 30곳에서 2012년 326곳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권익위가 마련한 개선안은 ▲건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모든 공립박물관서 실시 ▲유물 취득·관리에 대한 표준규정 마련 ▲등록의무제 시행 및 운영 개선방안 보고 등이다.

권익위가 지난 3월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충남지역 내 지자체 공립박물관의 건립 후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적발됐다. 도내 A지자체 등록 공립박물관에 배치된 학예사가 박물관에 상주하지 않고 시청에서 행정업무에 종사해 박물관 학예업무 수행이 곤란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도내 한 지자체가 객관적인 타당성조사 없이 시립박물관 건립사업을 추진하다 도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권익위의 권고대로 조속히 관련 제도가 개선돼 공립박물관이 부실하게 건립되는 것을 예방하고 운영이 활성화되도록 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고 국민이 수준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