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염홍철 대전시장이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으로 확정한 자기부상열차관련 국내 사업단은 지난 2006년 국가건설교통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돼 한국기계연구원에서 개발 및 실용화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5월 인천공항 교통센터의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6.1㎞ 구간에서 시범 운행 개통식에 이어 정식 운행을 앞두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영종도를 한 바퀴 도는 3단계 확장계획(총연장 37.4㎞)도 세워져 있다. 자기부상열차가 본격 운행하면,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상용 운행하는 나라가 된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 개통은 지난해 9월에서 12월로 1차 연기에 이어 올해 3월, 6월로 미뤄졌다가 이달 말로 다시 늦춰진 상태다.
▲ 사진은 최첨단 자기부상열차 조감도. |
이 구간 자기부상열차가 운행될 경우,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기계연구원의 자기부상열차 관련 기술은 지난 2010년 한국공학한림원의 '대한민국 100대 기술과 주역'에 선정, 당시 국내 산ㆍ학ㆍ연을 총망라해 가장 탁월한 기술개발 성과로 뽑혔다.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는 레일 밑에 있는 차량의 전자석과 레일이 서로 붙으려는 힘에 의해 차량이 부상, 레일과 차량의 부상 간격은 간격감지센서와 제어기에 의해 전자석에 보내는 전기량을 조정해 8mm 유지하는 원리다. 바퀴 대신 차체 밑바닥이 'ㄷ' 자로 선로를 감싸기 때문에 탈선 위험 적다는 것이 사업단의 설명이다.
한형석 한국기계연구원 도시철도차량시험인증센터장은 “자기부상열차가 자석의 힘만으로 부상하여 고가선로를 따라서 움직이지만 주행장치가 약 10mm 틈을 갖고 선로를 감싸고 달려 원천적으로 전복이나 지상으로의 추락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이라며 “이러한 구조는 탈선 사고가 일어나는 바퀴식 열차에 비하여 큰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센터장은 △고가식 선로에서 비상상황 발생 시 승객의 안전성 향상△접근성 확보△고가식 선로의 미관 개선 등을 자기부상열차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사업단도 실제 열차를 시속 85km로 주행하다가 자석의 기능을 갑자기 끄는 시험도 수행한 결과, 열차는 선로에 착지장치로 약 110m 정도 무난하게 미끄러져 가서 멈췄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단은 자기부상열차의 장점으로 진동과 소음이 적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일반 열차 소음이 75㏈인데 비해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소음은 65㏈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도심을 지나는 구간에도 별도 방음벽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이라고 사업단은 강조한다.
특히 사업단측은 “바퀴나 기어, 베어링 등 바퀴를 회전시키기 위한 회전체가 없는 관계로 전체 운영비의 80%를 차지하는 유지보수비와 인건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설치비용 또한 일반 지하철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고 자기부상열차의 경제성을 내세우고 있다.
기계연구원은 지난 3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기술을 러시아에 수출하기 위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립교통대와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기술 연구협력 및 인력ㆍ정보교류를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기계연은 지난해 11월부터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계획도시에 예정된 18㎞ 자기부상열차 예정 구간에 관련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논의를 레닌그라드 주정부와 진행, 올 1월 기계연 연구진이 러시아 현지에서 기술이전을 위한 협의를 가졌다.
▲연이은 개통 연기, 언제쯤 달릴 수 있나=인천국제공항 외곽을 도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는 당초 지난해 9월 개통이 목표였지만 준공 전 지적사항 등 각종 결함이 발견된 뒤 개통이 여러 차례 연기된 상태다. 인천공항자기부상열차는 2012년 10~11월과 2013년 2월 2차례 시행한 준공 전 검사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 전체 공정이 늦춰졌다.
앞서 2008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내에서 발생한 자기부상열차 정지사고가 개통한 지 4개월만에 두차례 일어나 승객 수십명이 고립됐다 구조됐고 전차선과 애자 등이 추락해 교각 아래에 있던 승용차 7대가 파손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자기부상열차의 차량ㆍ신호 간 노이즈 발생, 차량 속도 검지 센서의 오류 등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통 일정을 졸속으로 발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이은 개통 연기로 인해 한국형 자기부상열차의 신뢰감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병천 도시형자기부상열차실용화사업단장은 “시스템 점검과 안전한 운행 보장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운영기관 측과 논의해 이번달 말에는 개통할 것”이라며 “현재는 운영기관이 요구한 사안들을 빠짐없이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NGO,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우려의 시각=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지상고가 경전철)이 자기부상열차로 건설될 경우, 도시경관문제로부터 자유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지상고가 경전철 도시경관문제 현장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대전시이 경우 대부분 노선이 도심대로 한가운데를 지나가도록 설계될 계획으로 심각한 경관 및 미관 문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등 사회적 문제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이어 “도시철도기본계획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지상 고가 경전철 승강장과 인접 건물과의 이격거리가 최소 7.5m에 불과, 평균 900m 마다 3~4층 규모의 거대한 역사 구조물이 도로 한가운데 만들어진다면 자기부상열차는 다른 경전철 기종에 비해 장점이 크다하더라도 도시경관 문제를 당연히 수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방식과 기종을 합리적으로 선정하기 위해서는 수요, 경관, 기술적 요인, 재정문제 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연구용역을 수행하여 제대로 된 정보를 제시한 후에 전문가 검토는 물론 시민적 합의과정을 밟아 갈 것”이라며 “권선택 시장이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타당성 검토는 물론 추진기구를 구성하고, 다른 지자체와 힘을 합쳐 합리적 기준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운석·배문숙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