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등은 2012년 11월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 노상에서 '노조파괴 공작 유착관계 노동부, 노동위원회 규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하던 중 허수아비에 불을 붙이는 방법으로 화형식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신고한 집회장소에서 한 점, 평소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은 점, 소화기 등을 준비한 점 등을 들어 화형식이 방화 등으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집회나 시위는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속성상 단체적인 힘의 행사가 예정된 것”이라며 “화형식이 집회가 이미 내포하고 있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 외에 더 큰 위험을 발생케 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집회가 금지된 법원 100m 이내에서 기자회견을 빙자한 미신고 집회는 불법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강혁성)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금속노조 대전ㆍ충북지부장 김모(54)씨 등 2명에 대해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 등은 2013년 6월 대전지법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인 대전지검 정문 인도에서, '노조파괴 늦장수사 대전검찰청 직무유기 고소 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구호를 선창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혁성 판사는 “검찰이 고소·고발사건 수사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었음을 인정할 사정이 보이지 않고, 설령 지연됐더라도 금지된 장소에서 시위한 것은 검찰 업무에 지장을 준 행위”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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