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위원회 '쥐꼬리 수당'… 편법예산 난무

한밭도서관 평가위 도마… 대전시-중앙기관 형평성 논란

대전시가 비현실적으로 낮은 위원회 수당을 책정하고 있어, 중앙기관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위원회 수당이 낮게 책정될 수 밖에 없지만, 비현실적인 금액때문에 공무원들이 편법을 해야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17일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추경예산 심의장에서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밭도서관은 국비사업인 '작은도서관 육성 시범지구 지정'사업을 시행하면서 기술평가위원회 참석수당 지원을 요구하며 200만원의 예산지원을 신청했다. 문제는 예산 증감액을 책정하는 내용이었다. 사업비 9억8700만원의 대형 사업이다보니 조달청에 의뢰해 기술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평가위원들의 평가에 따라 정보화사업을 선정하도록 하는 구조다. 한밭도서관이 사업 의뢰를 한만큼 평가 수당은 의뢰한 기관에서 지급하게 돼있다.

위원회는 10명 이하로 구성하도록 돼있지만, 한밭도서관은 20명이 기본 수당 7만원씩과 초과수당 3만원씩을 받는 내용으로 예산을 신청했다. 위원회 구성 근거는 10명 이하이지만, 도서관측은 20명으로 신청한 것. 한밭도서관측이 이같은 편법을 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따로있다. 대전시와 정부기관인 조달청과의 위원회 위원 수당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전시 예산편성 지침에는 위원회 수당은 기본 7만원이고 3시간 이상 추가됐을 경우 3만원을 더 줄 수 있도록 지침이 마련돼 있다. 반면 조달청은 25만원씩의 위원회 수당을 책정하고 있다. 조달청 기준은 25만원인데 비해 대전시가 지급가능한 금액은 10만원이다보니 금액을 맞추기 위해 10명이 아닌 20명의 수당책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밭도서관 관계자는 “대전시 지침을 준수할 수 밖에 없다보니 이같은 일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행정자치위원회 윤기식 위원장은 “예산편성 기준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점인 것 같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의회에 설명없이 거짓 예산 편성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