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야시장 사업, 현실성은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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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야시장 사업, 현실성은 충분한가

  • 승인 2014-09-16 18:39
  • 신문게재 2014-09-17 17면
쇠퇴 일로의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야시장' 사업에 지방자치단체의 동참이 쉽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야시장 개설은 대전시 현실로 비쳐봐도 이상적으로 들린다. 만들면 곧 도심 관광 명소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의도는 좋은데 전통시장 돌파구로서 '야시장 집중 육성'에 접합하기가 쉽지 않다.

명색이 문화관광형 시장인데 외국인을 비롯한 외부 유입 인구 수요부터 장애 요소로 걸린다. 냉철히 말해 골목상권 살리기와 야간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겠는지 답하기가 어려워진다. 접목하기 좋은 자원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다 야시장 공모사업에 선정돼야 비로소 국비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사업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은 몇몇 군데 시장만이 나설 수 있다. 대전관광을 대표하는 코드로서 야시장 구체화에는 한계가 많다.

한계에 비하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전국 50여개 지자체의 벤치마킹(본따르기) 대상이 되는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은 물론 둘도 없는 성공 모델이다. 하지만 대전에 생기면 그처럼 중국인 등 외국인 단체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할지 장담하지 못한다. 기존 점포 상인의 동의 절차는 오히려 일회성일 수 있다. 부평깡통야시장도 초기에 겪었던 문제다. 야시장 심의에서 탈락했지만 포항 죽도시장과 중앙상가도 같은 일을 치렀다.

야시장이 잘 되는 것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야시장과 기존 상인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공존이 가능하다. 비온 뒤 죽순처럼 대형마트가 서는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더 문제다. 경기도형 문화야시장으로 선정된 양평 물 맑은 시장과 오산 오색시장 등은 이제 발걸음을 뗀 상태다. 전국 최초인 부산 깡통시장야시장의 명성은 당분간 독보적일 것 같다.

잘된 사례 하나만 점찍고 무작정 뛰어들 일이 아니다. 그 안을 채울 내용이 빈약하면 철거 대상으로 지목되는 야시장보다 별로 나을 게 없게 된다. 특화된 내용물 없이 시장 유입 고객이 폭발적으로 느는 법은 없다. 생각해보자. 지자체와 중앙정부, 시장상인들이 애썼지만 전통시장 활성화를 얼마나 이뤘는가. 야시장 역시 같은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묻는다. 타이완의 가오슝 야시장, 태국 치앙마이 야시장, 메콩강변 야시장, 부산의 야시장처럼 매력 있는 도심 낭만 명소로 만들 수 있겠는가. 사업에 선정되면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하는데, 지자체 재정난에 고개가 가로저어진다. 전통시장 활용도를 높이려는 정책에 현실성이 빠지면 안 된다. 야시장 활성화에 지자체와 정부의 손발이 안 맞는 부분은 없는지 먼저 둘러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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