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것이 한밭문화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한밭문화제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있기보다는 내용없고 수준낮은 그들만의 축제였다는 기억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들을 위한 축제이기보다는 각 문화단체나 예술인마다 이해관계가 얽혀 그들만의 축제로 남기거나, '재미없는 축제'로 기억되고 있다.
문화 축제에 중심에 시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전예술단체 총연합회 관계자는 “예술단체간 서로 욕심이 많았기 때문에 한밭문화제는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든지 대전만의 문화축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의 고리타분하고 문제점이 많은 형태의 문화 축제 복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다만 한밭문화제 속에서 대전 대표작품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와 과학과의 접목을 통한 노력 등의 긍정적 측면을 계승하되 시대에 맞는 감각적인 문화축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고리타분했던 과거의 문화축제를 답습하는 것은 잘못된 역사를 되돌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한밭문화제 자체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대전을 대표할 수 있고 대전의 괜찮은 문화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문화축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배재대학교 관광ㆍ이벤트 경영학과 정강환 교수는 “70~80년대 테마없이 지역이름을 붙여 시행하던 문화축제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한밭문화제는 중단된 것이다. 최근의 추세는 구체적 예술 장르별로 전문화하고 특성화해서 집중 육성하는 것이 성공 축제로 손꼽히고 있다”라며 “과거 예총이 주관하던 방식으로 예술단체별로 예산을 분배해 하는 발표회 성격보다는 경쟁력있는 부분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문화관광부가 우수 예술축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지만, 대전지역은 단 한건의 예술 축제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종합예술축제의 성격보다는 안산 거리극축제와 경기도 가평 재즈축제, 인천 락축제 등 경쟁력 있는 문화축제들이 해마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대전지역은 이렇다할 문화축제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시가 사이언스페스티벌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만큼 과학과 문화의 융합을 통한 수준 높은 문화축제 방향성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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