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우 유성구청 사회복무요원 |
이러한 계기 때문인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열심히 복무하는 원동력이 됐다. 작은 일이라도 정성을 다하였고, 근무지에서 임무수행 시에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했으며, 전공을 살려 제안서를 만들었다. 또한, 필요할 때는 주말에도 출근해 업무를 진행하는 등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근무 초기에는 주위 분들의 '사회복무요원은 불성실하다'는 편견 때문인지 다소 거리감이 있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러한 적극적인 행동이 나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사회복무요원들이 고민하는 업무 이외의 시간에 무엇을 할까 생각하던 찰나에 '이벤트식 봉사활동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대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게 '스펙'처럼 비치는 사회상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평소 '사람을 위한 경영학 연구'를 인생관으로 삼고 있던 나에게는 위와 같은 기사는 큰 자극요소가 되어 대학생들의 재능이 합치면 저런 이벤트식 봉사활동의 폐해를 줄이고 참된 나눔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표를 만들게 했다. 이러한 생각이 들자마자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공간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봉사단을 만들었다.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봉사단체 구성과 활동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공간프로젝트'에서는 불우청소년을 대상으로 공부를 가르치고 오지마을에 가서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마을주민들이 웃고 행복해하는 미소를 보았으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뛰어놀면서 행복을 스스로 느껴보고, 그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았다. 행복한 표정을 본다는 것은 자신도 행복해지는 바이러스 같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이러한 주말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이 들은 말이 있다. “너는 평소에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주말에도 봉사활동을 하냐! 시간이 남아돌아?”였다. 물론,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공간프로젝트'를 운영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의 월급 전부가 들어가기도 하고 개인적인 공부와 자유로운 활동을 포기해야 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봉사를 하면서 얻은 기적과 보람에 비하면 매우 작은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주민들뿐만 아니라 함께 참여한 대학생들이 자신의 재량을 맘껏 뽐내며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만들어보겠다는 열정을 가진 대학생들이 모여 밤새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여러 사람이 뜻을 모으면 '이루지 못 할 것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사회복무요원으로 '공간프로젝트'라는 봉사단체를 이끌기 전에는 꿈에 있어서 다소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대학 경영학과 전공이 무엇인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경영과 사회복지학을 접목시켜 공헌하는 활동에서 보람을 찾았고 그 속에서 나의 꿈과 방향이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
그리고 편견과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 쓸 여유가 있다면 나의 재능을 이웃 사람을 위해 봉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봤다. 사회복지에 대해서는 관심은 있어도 누구나 생각하는 수준의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오히려 경영학은 사익을 추구하는 학문이기에 공익을 추구하는 사회복지의 생활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게 지내왔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은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면서 만난 이들의 마음을 알고 태도의 변화를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복무요원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변화는 시작되고 편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걸 봉사활동을 통해 경험했다. 누군가를 위한 봉사활동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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