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자괴감이 느껴진다'고 표현할 정도로, 당 안팎에서 조기에 지역 조직을 재정비하지 않고는 차기 총선은 자멸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흔들리는 중앙당, 눈치보는 원외=전 원외 위원장들의 좁아진 처지는 비상대책위원장인 박영선 공감혁신위원장의 체제가 연일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당 안팎에선 차기 당 대표 선거와 2016년 총선을 겨냥한 계파별 힘 겨루기 탓도 있다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비상대책위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의 구성 권한이 있고, 조강특위는 당 대표 선출권을 갖는 대의원 선정에 관여하는 지역위원장을 임명한다. 누가 비대위원장을 맡느냐에 조강특위 구성이 달라지는데다가 차기 당대표 선거와 2016년 총선 공천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 것.
따라서 각 계파는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와 위원장직 분리 수행 및 외부인사 영입 등 다양한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쯤 조강특위가 구성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각 계파는 위원장직을 같은 계파내 인사에게 맡기기 위해 분리 수행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 원외 위원장들은 계파별 움직임 등 중앙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느 주자에게 줄을 서야될 지 고심하고 있다는 게 당내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통합 신당의 후폭풍=그러나 전 원외 위원장들의 현 처지는 '끈 떨어진 연 신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년이라면 각 당권주자들로부터 지지 표명과 행사 참여 등을 적극적으로 요청받을 시기다. 그러나 '전'직 위원장의 신분 탓에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전신인 민주당과 안철수 전 대표 측의 옛 새정치연합이 합당함에 따라 전국 246개 지역위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처리했다.
지난 6·4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는 공동 시도당위원장과 5대 5 원칙에 입각한 집행위원회 체제로 치러졌다.
이런 배경에 지역별로 전체선거판을 조율하고 지원해줄 역할이 부재했고, 시·구의원 후보들은 같은 선거구의 기초단체장 후보들에게만 매달렸다. 또 선진당이나 옛 새정치연합 출신 등 다양한 성향의 인사들이 합류했지만 공식적인 중재자가 없어 당내 단합이나 세규합을 꾀하지 못하며 같은 당이면서도 경선 결과 등에 승복치 못하고 되려 서로를 헐뜯는 일도 만연했다.
때문에 시·구의원들이 자당의 결정에 불복하고 탈당을 선언하는 해당 행위에도 적절한 제재조치조차 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취기화(自取其禍)=한편으로는 좁아진 입지는 전 원외 위원장들이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위원장은 국회의원을 목표로 하지만, 민주당 시절 안철수 전 대표의 옛 새정치연합 출현에 의한 지지층 분열 등 당의 지지도 하락세에 차기 총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며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인사들이 적잖은 이유에서다.
더구나 일부 인사는 지방선거 낙선 후에도 재차 7·30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했다가 입지가 더욱 협소해졌다.
또 안철수 전 대표 측의 옛 새정치연합으로 합류를 택하며 당을 떠났다가 다시 복귀한 인사들의 경우, 민주당 출신 당원들로부터 '배덕자'취급이 여전한 터라, 지역위원장에 선출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새정치민주연합내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지역위원장 선출에서 불거질 계파갈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이 보이질 않는다”며 “박영선 위원장이 최근 오픈프라이머리 형태의 선출을 제안했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갈등없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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