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환 연세남인환피부과 원장 |
당장 아이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기 보단 주변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의 요구가 잘못되었음을 단호하게 설명하고 들어줄 수 없음을 얘기해, 아이가 스스로 떼쓰기 상황을 그치도록 하는 것이 아이 교육에 꼭 필요하고 더 좋다고 교육학자들이나 정신의학자들은 얘기한다. 부당한 아이의 떼쓰기 요구에 부모들이 단호한 교육적 행동을 보여야만 막무가내의 떼쓰기가 잘못되었고 주변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자제와 주변사람을 의식하는 배려심을 배우게 된다.
근래 우리사회에선 많은 경제ㆍ사회분야에 소위 어거지와 떼거지라고 부르는 억지와 집단행동의 고객불만 형태를 많이 볼 수 있다. 합리적이지 못한 자신의 불만을 상대방이나 서비스제공 주체에게 강압적으로 표현하고 주변인들과 함께 행동하는 어거지 떼거지 행태는 블랙 컨슈머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과거엔 많은 서비스업종에서 특정고객이 불만사항을 시끄럽게 떠들고 항의하면 영업상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우선 덮고 넘어가자는 대응 행태를 보였고, 이런 대응태도가 보편화되다보니, 어떤 문제이든지 무조건 큰소리치고 집단으로 강압적인 분위기만 만들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결되고, 또한 과도한 보상이 되더라는 잘못된 소비자 행동양태를 만들고 말았다.
최근 이같은 소비자 행태에 대한 기업의 대응이 보다 솔직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려하고 있다. 문제된 내용을 철저히 조사해 밝히고, 불만의 원인을 찾아 엄격하게 잘잘못을 밝혀 블랙 컨슈머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을 하게 되었고, 이렇게 적극 대응하는 것이 그냥 무마하고 덮어버렸던 것보다 훨씬 더 기업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나, 특히 목숨이 위급한 응급실에서 조차 어거지, 떼거지와 같은 행태를 보여 진료환경을 해치는 일이 많이 있었으며, 불가항력적인 투병과 치료영역에서의 죽음조차, 무슨 의료과실이 있었던 것처럼 억지와 집단행동으로 정상적인 병원업무를 마비시킨 사례도 드물지 않았다. 근래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병의원내에서의 과도한 억지 집단행동을 할 때, 바로 구속ㆍ구금시킬 수 있는 진료실 폭력방지법 제정은 그나마 조금씩 진료환경이 개선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린 자녀들이 성장과정에서 절제된 사회성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도덕적 인성교육이 등한시되고, 선동과 과격한 구호만 내세운 사회문제와 정치문제에 편향된 교육을 받는다면, 나의 주장만 옳고 남을 배려하지 않은 어거지, 떼거지 행동 양태를 익숙해져버리게 되고, 이럴수록 우리사회는 안정된 선진사회의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나, 어거지 떼거지와 같은 집단행동의 예방을 위해 법률로 강제하여 금지시키기 보단, 사회 전반에서의 계층간이나 이해 당사자 상호간의 신뢰가 구축되어야겠고, 어려서부터 함께 살아가고 배려하는 사회적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체계화된 교육을 통해 강조되어야 한다.
블랙 컨슈머의 부당한 요구를 합리적으로 대응하게 되면서 차라리 기업이미지가 좋아지게 된 것처럼, 아동떼쓰기를 제대로 된 교육적 기회로 활용하여 성장과정에서 좋은 행동발달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사회의 곳곳에 만연되어있는 억지주장과 떼거지 집단행동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과 정부가 함께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대하건대 앞으로 우리 사회전반에서는 갈등해소를 위해 어거지, 떼거지와 같은 험한 해결방법을 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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