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5일 여야 원내대표는 시내 모처에서 만났지만 협상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미 두 차례 합의했지만 유족들에 의해 거부당했으며, 야당 내에서도 반발이 심해 박 원내대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이다. 여당에서는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을 분리처리할 것을 요구했지만 야당에서는 분리처리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합의사항에 대한 야당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 거부인지 유보인지 잘 모르겠다”며 “거부, 보류, 승인 등 야당이 먼저 의총을 열어 확실히 입장을 정해줘야 그 전제하에서 우리 당 입장을 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정의화 국회의장을 향해 “파행을 방치하지 말고 법률이 상정한대로 국회의장의 권능을 발휘해서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양보를 거듭 요구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을 눈 딱 감고 해결해야 한다”며 “세월호법 뒤에는 여당을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청와대가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세월호법과 관련해 “국회에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여야 갈등을 빚어온 세월호법이 이날 회동에서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도 중재에 나서며 주말까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여야 간 합의가 있기를 촉구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접견실에서 정갑윤ㆍ이석현 국회 부의장과 만나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장과 의장단은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주말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오는 15일 양당 지도부와 의장단 연석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오는 15일 본회의를 단독으로라도 열어 정 의장의 직권상정으로 계류 중인 90여 개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반발하고 있으며, 정 의장은 직권상정에 반대를 표명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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