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연료 의무화 다음주 결정, '대전의 허파' 사수할까

미래부 의무사용 유지 재검토… 규제완화 땐 대기오염·주민피해 우려

대전의 허파로 여겨지는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청정연료 의무사용 규정이 지켜질 수 있을지가 다음주 결정될 전망이다.

규제완화에 따른 대기 환경오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미래창조과학부가 청정연료 사용의무를 유지하는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주민투쟁위원회에 따르면, 대덕특구 관리계획을 개정해 청정연료(LNG) 사용 의무조항을 폐지하려던 미래창조과학부가 의무조항 유지를 포함한 대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애초 대덕특구 내에서 청정연료(LNG) 사용을 의무화한 시행령을 바꿔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로 한 소각시설까지 설치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해왔다.

또 특구 입주제한 업종에 해당하는 업체도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경우 특구 내 입주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 같은 대덕특구 관리계획 변경안이 통과되면 폐합성섬유와 폐타이어로 만든 고형연료를 소각해 열에너지를 얻는 시설이 대덕특구 내 만들어질 수 있고, 염색과 가죽, 시멘트 가공 등의 업체도 입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대덕특구 내에 대덕산업단지가 있고 신탄진 주거지역과 가까운 대전에서는 대기환경 악화가 곧바로 시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은 “대덕특구 면적(67.8㎢)이 대전 전체면적(540㎢)에 10분의 1을 넘어설 정도로 넓다”며 “특구의 친환경 규정을 완화하는 것은 대전 전체의 대기환경 악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주민투쟁위원회는 주민 3400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했고, 대전시와 정용기 국회의원, 대전시의회가 개정안 반대의견을 전달했거나 의결할 예정이다.

이연옥 주민투쟁위원장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덕산단 내 공장들이 청정연료 대신 고형연료 소각로를 각자 만들어 연소가스를 대기 중에 배출하게 될 것으로 이는 맑은 공기를 만들려는 그동안 노력을 물거품으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을 접수한 미래창조과학부는 청정연료 의무규정을 유지하는 방향의 대안을 마련했고, 내주 중으로 관련 기관과 다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대기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접수돼 청정연료 규정을 유지하는 대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과정을 남겨놨다”며 “다음주 중 대안에 대한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