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신규 입점을 제한한 대전시의 '대규모점포관리계획'시행 이후 백화점들의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역 백화점들이 고객 편의시설보다는 매장확대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점포관리계획'이 타 백화점들의 진입을 제한하면서 기존 백화점들이 굳이 고객 편의등을 마련하며 경쟁을 펼치지 않아도 되는 보호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최근 매장 리뉴얼 공사를 시작하면서 8층에 위치한 문화센터를 백화점 밖의 세창몰로 이전시키기로 했다.
대신 문화센터 자리에는 영캐주얼 브랜드 10여개가 입점한다. 문화센터는 지역백화점들이 발표하는 지역공익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업으로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발표한 지역공익사업 5억3600만원 가운데 84.7%가 문화센터 운영에 사용했다. 이로 인해 이번 문화센터 이전을 놓고 돈안되는 공익사업은 백화점 밖으로 빼고 돈되는 매장 입점에만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10여개 브랜드 입점으로 수수료 수익만 2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지역 백화점들이 앞다퉈 추진하는 맛집 입점 경쟁도 대전지역 백화점들에게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지난해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매장 개편을 하면서 9층 식당가의 절반가량을 줄이고 가전, 가구 매장을 입점시켰으며 롯데백화점의 경우 9층 식당가는 아예 건물주인 세창측이 맡아 임대운영하고 있다.
중구 지역에 위치한 세이 백화점의 경우 최근 들어 매장 리뉴얼보다는 임대 수익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세이 탄방점을 오픈하며 SPA브랜드를 대거 입점 시킨 세이백화점은 최근 이 건물 뒤면의 상업용지를 또다시 매입하며 세이라는 브랜드를 이용한 임대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세이백화점은 최근 공격적인 토지 매입으로 지난해 지역백화점 세 곳 중 가장 많은 17억3100만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이렇게 지역 백화점들이 고객 편의보다 판매시설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신규백화점 입점이 불가능한 대규모 점포관리계획으로 굳이 고객 편의시설 등을 마련하는 등의 경쟁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들에 대한 특혜 시각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규모점포관리계획으로 골목상권에 대한 악영향이 더디게 작용했다고 봐달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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