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담뱃값 인상, 금연운동의 시발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일 담뱃값 인상을 발표한데 이어 11일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담뱃값 인상 폭을 결정한다. 정부는 11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금연종합대책' 안건을 논의한다. 이어 담배가격 인상 폭을 발표할 방침이다.

문형표 장관은 지난 2일 2500원 수준인 담뱃값을 최소한 4500원선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담뱃값 인상은 지난 2004년에 500원을 인상한 이후 10년 동안 동결돼 왔던 담뱃값의 인상인 셈이다. 게다가 국내 담뱃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7000원에도 한참 뒤진다는 것이 정부의 인상 이유 가운데 하나다.

금연운동에 대한 정부의 노력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100㎡ 이상의 음식점에 대해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흡연에 대한 관련 기관의 단속이 느슨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에서도 30여 곳을 실외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으나 이들 장소에서의 단속 효과 역시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우리나라 20대 여성의 흡연율은 13.6%로 전체 평균치 7.9%를 웃도는 상태다. 여성 전체 흡연율 역시 지난 1998년 6.5%에서 2012년 7.9%로 상승한 상태다. 그동안 정부가 펼쳐오고 있는 금연운동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 집단은 담뱃값 인상 효과만한 금연 정책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담배를 끊는 흡연가도 더러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나친 담뱃값 인상은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무시한 처사임은 물론 특정 세금요인에 편중된 세금징수 수단으로 전락해서도 안 될 일이다. 정부의 금연 정책에 보조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과도한 담뱃값 인상으로 특정 세수만 늘리지 말고 이번 기회에 금연운동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담뱃값 인상이 흡연으로 인한 국민들의 질병 확산을 줄이는 계기가 돼야 함은 물론 세수 증대 효과 및 정부의 금연운동이 더 깊게 뿌리 내리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