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관련 불산 취급 업체인 공주의 S업체에 대한 충남도와 공주시의 합동점검 결과 대체적으로 양호하다는 판단과 함께 지적사항도 나왔다.
계열사 포함 공주에만 직원이 2162명인 S업체는 불산 이동과정에서 벤트라인과 국소배기라인을 따로 두고, 물 분무설비 등이 설치돼 있으며, 송기마스크 등 특수 복장을 마련해 뒀다.
트럭의 탱크에서 공장으로 불산을 옮기기 전 사전기밀테스트만 1시간30분간 실시된다고 안내하는 등 깔끔한 시설에 이론대로라면 나무랄 것 없는 공장이었지만 문제점이 없지는 않았다. 사고발생시 회장이나 생산본부장 등 내부의 신속한 보고체계는 준비돼 있었지만 119 등 구조당국에 신속히 신고할 것을 권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근 불산 누출이 발생한 금산의 업체에서 보이듯 최대한 자체해결하다 최후의 방법으로 신고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업체는 직접피해범위를 인근 600m(주민 70여 명), 간접피해범위를 인근 4.1㎞(주민 1000여 명)로 분석했다.
주민 300여 명에 대한 유독물 관련 교육 등 2차례 정도의 사전 설명회는 가졌다고 하나 일정장소로 불러 교육하는 정도였다. 노약자나 어린이, 학생에 대한 교육이 중요한데, 별도의 방문교육 등의 노력은 없었다.
세월호 참사와 마찬가지로 대형사고시 위험성과 대처법을 모르는 이런 취약계층이 희생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점검단은 불산 주입장소의 출입문 열쇠가 서랍 같은 곳에 놓여 있는 등 관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인이나 내부직원의 침입을 가정해 위험하다는 것. 또 공주시의 업체 정기점검 확인서류에 미래 날짜인 '2014년 9월 20일'이 표기돼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신고는 규정상 15분 이내로 하면 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주민 교육은 여건상 일일이 하는 것은 어렵고, 열쇠강탈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시나 업체의 형식적 또는 허위 점검이 우려되는 점검서류 미래날짜 기재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달 점검 중 숫자를 착오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는 “유독물 유출 사고는 시설의 원인도 있지만 대부분 작업자의 안전불감증이나 관리 소홀에서 오기 때문에 관리자가 책임의식을 갖고 직원들에게 지시할 것”을 요구하며 “주민대피 시험방송과 문자메시지 발송 시험, 작은 누출도 즉각 신고를 의무화 할 필요가 있는 등 당장 문제가 없어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의 이번 합동점검은 현재까지 26곳을 마쳤는데, 그 중 태안군 한 업체의 위반사실이 적발됐다. 도내 유독물 영업 등록은 350개 업체가 돼 있으며, 이 중 불산을 취급하는 업소는 30곳이다. 내년부터는 유독물 취급 업체에 대한 관리·단속을 환경부에서 맡게 된다.
내포=유희성·공주=박종구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