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가 제시하는 요구는 폭증하는 복지 부담금에 대한 조속한 추가 지원이다. 자력 부담을 감당하기 힘든 절박함 때문이다. 재정자립도가 악화되는 상황에 사회복지비 증가율은 매년 널뛰듯 뛰고 내년 추가 부담은 더 늘어난다. 그런데 중앙정부 차원의 답변은 지방의 요구와 엇박자를 보인다.
지금 지방재정의 고갈은 세수 등 자체 재원 확보가 극히 제한적인 데 있다. 세출구조조정 등 지방정부 재원 확보 노력만 갖고는 한계가 있다. 일부 광역과 기초지자체 간 배분이 불합리한 경우는 있지만 이 역시 보편성을 띤 원인은 아니다. 복지비 부담이 기초단체 수용 능력을 초과한 점이 사안의 본질이다.
이번 협의회의 촉구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공개 불만 표출 성격인 것은 맞다. 이 어려움에는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복지공약 경쟁이 전가된 성격도 들어 있다. 그렇다고 중앙과 지방 간 갈등이나 부담 떠넘기기로 흘러서는 안 된다. 지방재정 위기를 방만한 운용 실태로 화살을 돌리는 데서 벌써 그런 징후가 보인다.
대안은 보다 현실적이어야 한다. 국고보조율 상향, 지방 소비세율 인상을 통해 중앙이 지방의 애로를 덜어주는 쪽이 해법으로서 더 맞다. 복지 수요는 고령화 추세 등으로 계속 늘어난다. 전국 226개 시ㆍ군ㆍ구 중 125곳이 지방세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한다. 지방 재정 부족은 무상보육 등 어느 하나에 원인을 돌릴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이다. 이대로 복지 비용이 늘어나면 지자체 안전 예산이 펑크 날 일까지 생길 수 있다.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폭증하는 지자체 부담금을 재정비해야 한다. 언제까지 중앙정부에 손 벌리는 형식으로 갈 수는 없다. 지방 예산 증가율이 복지 지출을 따라잡지 못하는 게 문제의 근원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앙-지방 간 재원 조정을 포함해 국비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복지사업 판을 새로 짜는 게 최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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