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이들 구청은 올 예산에 청소대행사업비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데다 종량제 봉투나 음식물쓰레기 납부필증 판매액 조차 대전도시공사에 지급하지 않아 예산 유용 의혹을 사고 있다.
3일 대전도시공사 노동조합과 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청소대행사업비 미납액이 동구 110억3700만원, 중구 40억9700만원, 서구 51억5400만원, 대덕구 5억3200만원에 달한다.
이 추세라면 올연말에는 동구 142억9000만원, 중구 71억2000만원, 서구 92억4900만원, 대덕구 30억83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대전도시공사 노조는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달 21일 민선 6기 들어 처음 개최한 시장과 구청장 간담회에서 각 구청이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시에 부족재정 지원을 건의한데서 나타났다.
대전 5개 구청은 경기침체와 자주재원 감소, 부담금 증가 등 재정 악화에 따라 필수경비 미확보액 1687억원을 시에 긴급재정지원 건의했다.
구별 전체 지원요청 금액은 동구 592억원, 중구 387억원, 서구 343억원, 유성구 129억원, 대덕구 236억원이다. 이 가운데 청소대행사업비 명목으로는 동구 150억원, 중구 85억원, 서구 114억원, 유성구 11억원, 대덕구 30억원이다.
중구와 서구는 대전도시공사 노조가 추정한 올연말 체납 예상액보다 한참 부풀려져 있다. 동구는 142억9000만원의 체납이 예상됐지만 시에 지원 건의한 금액은 150억원, 대덕구도 30억8200만원의 체납액이 예상됐고, 지원 건의 금액은 3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중구와 서구는 체납 추정치보다 각각 14억원과 21억원이 웃도는 상황이다. 재정압박에 시달리면서 시에 재정지원을 통해 우선 '급한 불을 끄자'는 식의 예산 유용 의혹을 사는 것이다.
대전도시공사 노조도 구청이 종량제 봉투나 음식물 쓰레기 납부필증 판매액 조차 체납하는 상황이어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대전도시공사 노조는 “구청이 대전도시공사가 청소 대행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안일하고 무책임한 생각과 청소 노동자들을 경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전국 220여개 기초자치단체가 재정상황이 어려운데 대전만 이를 이유로 지급을 미루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