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원들에게 수천여만원을 건넨 전화홍보업체 대표 등 2명이 구속된 날, 이들이 자취를 감췄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계획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직 대전시장의 당선을 위해 선거사무소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이들이 도주했다는 자체에 대해 '도덕성' 논란이 일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대전시를 향하는 분위기다.
대전지검이 현재 주력하는 건 총무국장과 선거팀장 검거다. 권선택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운동을 한 운동원 60여명에게 모두 3362만원여원을 건넨 전화홍보업체 대표와 자금담당 부장이 자금의 출처로 이들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총무국장과 선거팀장의 가족과 지인 등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뒤를 쫓고 있다. 업체 대표 등이 구속된 날, '연락 두절은 범행 시인' 가능성이 큰 만큼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의 도피를 돕거나, 도울 수 있는 조력자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사건의 키를 쥔 만큼, 두 사람에 대한 모든 자료를 확보해 검토한 결과, 조력자들의 존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으면 끝까지 추적해 엄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총무국장과 선거팀장 검거에 주력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직 대전시장과 관련한 의혹인 만큼, 철저한 혐의 입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에라도 윗선을 불러 조사할 수 있지만,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게 검찰의 행보다. 한 달 이상 수사를 해온 만큼, 선거사무장과 회계책임자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전체적인 수사 윤곽은 이미 그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투표를 통해 당선된 시장인 만큼 수사 과정에서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며 “충분한 단계를 거쳐 대응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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