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의 이른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이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명절 제수품을 준비하려는 주부들과 고향길 준비에 나선 귀경객들로 3일 대전 중앙시장의 상점 곳곳은 오전부터 지나가는 행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앙시장에서 10여년째 그릇 매장을 운영해 온 이 모씨는 “지난 설에는 하루에 한두명이나 가게를 찾을 만큼 한산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전을 부칠 프라이팬이나 각종 그릇들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건어물 상점가도 가격을 흥정하는 주부들과 상인들간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건어물 매장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거리에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때도 많았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조금씩 사람이 늘기 시작하더니 추석을 앞두고 이번주부터는 오전부터 사람이 많아졌다”며 “추석 대목이긴 대목이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날 딸과 함께 시장을 찾은 주부 이미영씨는 “마트 보다도 훨씬 싸서 과일과 건어물 몇가지 사려고 시장에 들렀다”면서 “흥정도 할수 있고 에누리도 있어서 아직은 시장에 와야 명절 기분이 난다”고 말했다.
고향길을 앞두고 조카들 선물을 사기 위해 시장에 들렀다는 강영모 씨는 “아이들 모자나 양말같은 경우 일반 상점가 보세보다도 저렴하고 유행하는 상품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면서 “그냥 구경만 하려고 들렀다가 벌써 세개나 샀다”며 손에 쥔 봉투를 들어올렸다.
전통시장의 활기는 온누리 상품권 매출에서도 볼수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온누리상품권 판매액은 305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었다. 추석 기간동안의 온누리 상품권 매출도 지난해 매출액인 1352억원을 뛰어넘는 145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석을 앞두고 지난 일주일 사이 전통시장의 차례상 준비 비용만 가격이 내려 서민들의 발길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주부교실이 지난 1일 대전지역 백화점 대형마트, 대형슈퍼, 전통시장 등 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성수품 가격 (4인가족 기준)비교 조사 결과 일주일전인 지난달 25일 비해 전통 시장만 가격이 1465원(0.7%)내린 18만7848원으로 조사됐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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