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와 경기불황이 깊어지면서 몇 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명절을 보내기 위해 임금을 재촉했지만, 회사 또한 여력이 안 돼 지급을 미루고 있다. 때문에 들뜬 분위기로 명절은 맞이하는 근로자들과 달리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박 씨는 “임금이 지속적으로 밀리면서 생활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명절까지 다가오니 답답함이 더 커졌다”며 “임금 체불이 지속되면서 올 추석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2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 7월 말 현재 대전과 세종, 계룡, 공주, 논산, 금산 등 6개 지역 내 체불임금은 2182개 사업장에서 노동자 4805명이 159억원을 받지 못했다.
이 중 1600여개 사업장이 87억원에 대해 고용청 지급지시로 해결됐다. 하지만, 489개 사업장에서 63억원의 임금을 주지 않아 근로자들은 우울한 추석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10인 미만 사업장이 다수인 도소매, 숙박업종에서 가장 많은 임금체불을 했다. 이들 업종은 전체 비율의 32%를 차지했고, 체불근로자수 또한 22%에 달했다.
신고체불액은 제조업종 비율이 31%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신고건수로는 건설업종이 23%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세종시 건설현장이 늘어나면서 최근 신고건수가 덩달아 늘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체불근로사업장의 64%가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임금체불됐다. 지역의 임금체불액 감소와 달리 전국적으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국적으로 16만6000여명의 노동자가 7800억여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인천·강원지역이 5만8850명(28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이 3만8521명(2359억원), 부산 등이 2만5656명(990억원), 광주 등이 1만6837명(631억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 등은 2012년 7월 기준 1만9757명에서 지난해 7월 기준 2만1527명, 올해 7월 2만5656명으로 체불 노동자 수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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