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중 씨름부 선수들과 지도자가 제51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에서 준우승한 뒤 기념촬영한 모습. |
한 때 경기장은 물론, TV 중계에 관람객이 몰려드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매체의 발달과 생활체육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과거의 인기는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관심을 받지 못하는 만큼 씨름 선수와 지도자들의 여건은 열악해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대전 씨름은 묵묵히 훈련에 매진하면서 꾸준히 성적을 내는 등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전에는 초등부 2팀, 중등부 1팀, 고등부 1팀 등 30여명 남짓 선수들이 지도자들과 대전 씨름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갈마중은 지난달 전북 익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20년 만에 단체전 준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단체전 7전4선승제(7개체급)에 나선 김시우(경장급), 안진우(소장급), 이민석(청장급), 이승제(용장급), 정태환(용사급), 유인우(역사급), 김보현(장사급)이 출전한 갈마중은 16강에서 홈팀 김제중앙중을 4-3으로 누르고 8강에 진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광주중을 4-1로 제압하며 4강에 오른데 이어 전남 동광중마저 4-2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아쉽게도 결승에서 지난해 최우수팀인 충북 청주동중에 4-1로 석패했지만, 갈마중 씨름은 대전씨름의 자존심을 세우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 이 대회에서 대전 둔원초 염혜성은 개인전 청장급 2위에, 계룡공고 노정현은 장사급 2위에 각각 오르면서 대전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갈마중의 선전은 타 학교들이 10명 이상의 선수들로 구성, 참가한데 비해 불과 7명의 선수로 꾸린 어려운 여건에서 가져온 것이어서 더 값지다.
이 중 정태환은 2012년 회장기와 대통령기, 증평인삼배 전국씨름선수권대회는 물론, 소년체전까지 전관왕에 오르며 대전의 대표 씨름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전 문지초 기경률이 제5회 국민생활체육 전국어린이 씨름왕대회에서 -55㎏급(사슴급)에서 주특기인 안다리와 들배지기 기술로 정상에 오르며 정태환의 뒤를 잇고 있다.
이처럼 대전의 씨름 유망주들이 선전하는 것은 송무상(오티에스 대표)를 중심으로 부회장과 이사, 감사 등 임원들이 똘똘 뭉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모래판에서 직접 뛰어본 적은 없지만, 누구보다 씨름을 아끼고 사랑해서 모래판 밖에서 뛰는 또다른 선수라는 생각으로 협회 일을 맡고 있다.
하지만, 대전씨름협회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자체적으로 대회를 주최하지 못하고 있어 타 지역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게 전부다. 또 대학은 물론, 실업팀도 없는 데다 갈수록 선수 수급이 어려워져 대전 씨름의 명맥을 앞으로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 지 협회에선 걱정이 많다.
대전씨름협회 관계자는 “여건이 어렵지만 현장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지도자와 선수들이 너무 대견스럽고 고맙다”며 “대전 씨름 발전을 위해 임원들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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