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쌀 관세화 결정에 반발해 지난달 전면투쟁을 선언한 충남농민들이 농기계 반납, 논 갈아엎기 등 실질적 행동에 나서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소속 농민들은 1일 공주와 당진, 부여, 예산, 서천 등에서 쌀 전면개방 저지를 위한 투쟁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은 정부에 “쌀 관세화 선언 철회와 한·중 FTA 중단을 요구한다”며 “도내 농민들의 단결과 함께 지방정부 및 의회가 쌀 개방 저지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0시 도 농민회 당진지부 소속 농민 70여 명은 소유한 논을 갈아엎고, 당진농업기술센터 인근에서 임원들의 삭발식을 거행했다.
같은 시간 예산에서는 예산지부 농민 60여 명이 트랙터 등 농기계를 군청에 반납하고 삭발식을 했으며, 부여에서는 조금 뒤인 오전 10시 30분 20여 명의 농민회 소속원들이 논갈이와 함께 차량선전전을, 공주에서는 10여 명이 모여 시청에서 쌀 전면개방 저지를 위한 투쟁 선포식을 실시했다.
또 도 농민회는 이날 항의의 뜻을 담은 이 같은 행동과 함께 성명을 내고 “쌀 시장 전면개방은 '식량참사'”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지난해와 올 해 농축산물 가격은 유례없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어 한탄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대책도 없이 정부가 지난 7월 18일 쌀 전면개방을 선언해 농민들은 절규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국민과 국회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쌀 개방은 식량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수천년 동안 우리 민족의 먹거리를 책임졌던 쌀은 단순한 식량이 아닌 나라 전체 먹거리의 근간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들은 “정부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관세감축 요구를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율의 관세로 국내 쌀 시장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도 농민회는 앞으로 모든 저항의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이고 끈질긴 투쟁을 벌일 것을 선포했다. 추석이 지나는 9월 중순부터 더 많은 도내 농민들을 모아 집회를 열고, 오는 30일에는 전 국민과 함께 서울에서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것을 예고했다.
앞서 도 농민회는 지난 7월 25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고, 농민회 서산지부, 논산지부, 아산지부 등 각 지역에서도 집회를 가진바 있으며 서천지부는 2일 선포식을 열 계획이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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