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대학원 등 이른바 수익창출을 위한 대학원 운영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펴낸 '2014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대학원 입학생 수는 12만7757명으로 지난 2000년 9만 4079명보다 26.3%(3만3678명) 증가했다. 자신의 스펙을 높이려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학력 인플레'가 대학원생 증가의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지역 대학원은 사정이 다르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지역 대학원 '2014년 신입생 충원현황'에 따르면 특수대학원을 중심으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부지기수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인문정보대학원은 정원 52명에 14명을 뽑아 정원내 신입생충원율이 26.9%에 머물렀다. 순천향대 행정대학원은 20명 정원 중 7명을 채워 35%,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의 경우 전체 30명 가운데 11명(정원내)을 선발 신입생충원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일반대학원 가운데에서도 정원내 기준으로 금강대 40%, 선문대 84%, 상명대 86.7%, 중부대 88.9%, 배재대 90.3%, 공주대 94.1%, 충남대 96.6%로 입학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대학원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교육과정이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A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닌다는 회사원 B씨는 “대학에서 강의할 수 있다는 기대로 한 학기에 수백만원을 내고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하지만, 수업내용으로 보면 학비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번 학기 C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한 D씨는 “이번 학기 신입생이 나를 포함해 단 2명이라고 들었는데 적은 학생 탓에 인맥 쌓기도 제약이 있을 것 같다”며 불평했다.
정부정책 변화도 지역 대학원 생존을 압박하고 있다. 예전에는 학부 정원 1.5명을 줄일 경우 대학원 정원 1명을 늘릴 수 있어 대학원 정원 증원을 통한 수익 창출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교육부가 이같은 방법을 쓸 경우 구조조정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무분별한 증원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역 모 대학원 관계자는 “신입생충원률이 100%를 넘는 대학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이럴 경우 추가모집 또는 정원외 선발로 부족학생을 메우는 한편, 강의질 향상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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