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후 도피생활을 하다가 상담을 이유로 교회가 들어갔다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무려 22차례나 찔러 살해한 사건으로, 대전고법이 올해 처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정도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범)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모(4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30년)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항소심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강도살인과 폭력 혐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검찰과 살인 고의가 없고 양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피고 측이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윤씨는 2013년 9월 청양 남양면의 한 주택에서 화가 난다는 이유로 미리 흉기를 준비해 지인인 A씨를 여덟 차례 찔러 미수에 그친 후 도주했다. 도피 생활 한 달 후인 10월 8일 보령시 성주면의 한 교회에 침입해 상담할 것이 있다며 물을 달라고 한 뒤 B씨를 스물 두 차례나 찌르고 화분으로 머리까지 내리쳐 무참하게 살해한 후 도주했다가 20여일 후 붙잡혔다. 검찰은 윤씨에 대해 강도살인과 살인미수, 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해 사형을 구형했지만, 1심 법원은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만 인정해 징역 30년을 선고했었다.
항소심도 원심 판단을 인정했지만,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오히려 무기징역으로 양형을 올렸다.
살해방법이 잔인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다 10여년전 내연녀를 목 졸라 살해해 10년 실형을 받고 출소한 지 3년 정도밖에 안 된데다, 살인범행으로 평생 선행을 베풀어온 B씨가 너무 참혹하게 비명으로 생애를 마감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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