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일보 학생 시민기자 4명이 지난달 24일 중도일보에서 만났다. 사진 왼쪽부터 권유민(서대전여고 2년)양과 이하준(대전 전민고 3년)군, 박하영(전민초 5년)양, 유대혁(예산 삽교고 3년)군. 이 군과 유 군이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게재한 기사 스크랩을 들어보이고 있다.
금상진 기자 |
지난달 24일 오후 2시 중도일보 회의실에 찾아온 이하준(대전 전민고 3년), 유대혁(예산 삽교고 3년)군, 권유민(서대전여고 2년), 시민기자 중 최연소인 박하영(전민초 5년)양과 함께 하며 시민기자 활동과 신문에 대해 생각해본 시간, 그들이 풀어낸 이야기를 지면에 옮겨본다.
-사회자:각자 자신의 소개를 짧게 해주길 바란다.
-이하준:시민기자 3기로 2011년 문지중 3학년 때부터 시작했다. 고교 2학년과 초등 6학년인 동생들까지 3남매가 함께 4년째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다. 신문방송학과 진학을 꿈꾸고 있다.
-유대혁:시민기자 5기로 2013년 고2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중도일보의 신문제작체험교육에 참가했다가 시민기자에 대해 알게 됐다. 진로 희망분야가 '기자'이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하게 됐다.
-권유민:시민기자 6기로 올부터 활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광고동아리(ADLISH) 활동을 하고 있고 꿈은 얼마전까지는 방송PD였는데 아직 고민 중이다. 언론정보, 신문방송학 쪽으로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 시민기자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하게 됐다.
-박하영:시민기자 6기로 올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평소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시민기자 경험이 글쓰기와 언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초등학생이지만 신선한 시각을 가지고 정확한 자료와 취재로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사회자:학생으로서 공부하며 취재하고 기사를 쓰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어떤 기사인가?
-이하준:시민기자로 작성한 첫 기사가 2011년 7월15일자 '불법 현수막이 반기는 대전 관문'이었다. 북대전나들목(IC)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어지럽게 붙어 있는 불법 현수막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이었는데, 처음 쓰는 기사다보니 가장 오래 공 들여서 썼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기사가 나가고 3주 뒤 현장에 가보니 불법현수막이 제거돼 깨끗해진 모습이었다. 그 때 뿌듯함을 느꼈다.
-유대혁:지난해 7월12일자 '홍성의 며느리… SNS 감동 물결'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헌혈증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봤는데 사연의 주인공이 홍성에 사는 분이었다. 같은 충남지역이라는 느낌에 애정이 더 갔다. 사연이 알려지면 헌혈증을 모으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기사화하게 됐다.
-권유민:시민기자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기사를 싣지 못했다.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취재하고 기사 작성 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기사를 쓰기 위해 좀 더 열심히 노력해볼 생각이다. 학교에서 교내 활동이 많은 편이다. 앞으로 학교와 관련한 뉴스들을 소개하고 싶다.
-박하영:지난 6월27일자 지면에 '이만원이십니다… 잘못 쓰는 존칭 눈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는 엄마를 따라 커피전문점에 자주 가는 편인데 점원이 “이만원이십니다”라거나 “물은 셀프이십니다”라고 할 때마다 어색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이 아니라 사물에 존칭을 쓰는 '사물존칭' 사례에 대해 알아봤고, 문법적으로 매우 잘못된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문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서 기사화하게 됐다.
-사회자:평소 시민기자 활동을 하면서 어렵게 느껴지는 점이 있다면?
-이하준:지난해 '학교 창문의 안전관리'와 관련한 내용을 취재, 보도한 뒤 기사가 보도됐을 때의 영향력과 책임감에 대해 직접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고 기사 작성시에는 더욱 신중하게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그래서 인터뷰를 할 때는 항상 취재대상의 이름과 직업, 직위 등을 자세히 확인하고 기사에 이름을 밝혀도 되는지 사전에 동의를 꼭 구하고 있다. 시민기자의 기사는 개인 만 보는 것이 아니다. 한번 활자화 되면 대전ㆍ충남의 수많은 지역민이 보기에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다. 후배 시민기자들에게도 이 점을 꼭 당부하고 싶다.
-유대혁:시민기자 활동을 하게 되면서부터 학교에서 행사가 열리면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현재 학생회 문예부장직을 맡고 있어서 학교 행사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다보니 기사거리를 찾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권유민:기사의 주제를 잡기가 매우 어렵다. 학생 기자로서 학교 생활과 관련해 청소년의 시각이 돋보이는 기사를 써보고 싶다.
-박하영:기사를 잘 쓰려는 부담감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잘 쓰려고 하다가 기사 마감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기사거리를 찾을 때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말고 모르는 것을 찾아야 하기에 어렵다.
-사회자:어려움도 있지만, 또 나름의 보람과 재미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유대혁:열심히 취재해서 기사를 쓰고 그 결과가 신문에 나왔을 때 눈으로 보면 뿌듯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게 생각한다. 취재하면서 교내 학생들과 교류폭도 넓어지고 말문도 더 쉽게 틀 수 있어서 좋다.
-권유민:기사거리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자주 접하다보니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사람을 대하는 법도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을 보는 좀 더 넓은 눈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박하영:기사거리를 찾으면서 상대방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나 평소에 안다고 생각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하준:기사를 취재할 때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는 편이다. 친구나 부모님과 동행하면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인터뷰 질문도 함께 생각하면서 대화도 하게 된다. 책상 앞에서 공부 만해서는 얻을 수 없는 부분을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자:4명은 평소에 신문을 자주 보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가?
-권유민:매일 야간자습이 끝나면 친구들과 모여 신문을 보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문이 좋은 점은 좀 더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는 점이다. 인터넷 뉴스는 속보성을 중시하다보니 간혹 함량이 부족한 기사도 있고 무차별적으로 게재되는 느낌도 드는데, 그에 비해 신문은 상대적으로 한결 정제된 내용의 기사들이 실린다고 본다. 신문을 읽다보면 지식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박하영: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전 엄마랑 중도일보를 읽는다. 학교 친구들은 신문을 보는 경우는 별로 없다. 친구들은 주로 엄마와 함께 TV뉴스를 시청하는데 TV뉴스는 내용이 쉽게 전달되기는 하지만 내용의 깊이에 있어서는 신문이 더 정확하고 자세하다고 본다. 또 신문을 통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다.
-이하준:인터넷 뉴스보다 종이신문을 선호하는 이유는 기사를 마감하고 그 기사가 지면에 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의 여운이 있어서 좋다. 기사 한 꼭지 한 꼭지를 쓰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속보성 보다도 기다림의 여운이 좋다. 요즘은 고3이라 못하지만 예전에는 중도일보에 기사가 게재되면 학교에 가져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기사 스크랩 아래에 의견을 써달라고 했다. 그러면 친구들이 기사를 읽고 꼭 짚어서 제대로 지적해준다. 친구들이 한자 한자 손으로 적어준 글들을 읽을 때 '키보드 댓글'보다 훨씬 더 보람있었다.
-유대혁:핸드폰이나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면 건성으로 훑어보게 된다. 제목과 본문을 대충 일고 댓글 몇 개 챙겨보는 정도인데 신문에 실린 기사는 왠지 더 안정감이 있어서 더 꼼꼼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학교에 많은 종류의 신문들이 들어오고 있고 집에서도 신문을 구독해서, 평소 신문을 많이 접하는 편이다.
-사회자:중도일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박하영:매일 아침 중도일보를 보면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소식들이 많이 나오는데 딱딱한 기사는 호감이 느껴지질 않는다. 사람들이 쉽게 많이 알 수 있는 뉴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문제가 심각한 것들, 예를 들면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판다든가 하는, 생활성 기사가 많이 실리면 좋겠다.
-이하준:시민기자 제도가 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 학생 시민기자들은 시민기자 활동에 제약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공부를 해야하다보니 취재하고 기사를 쓸 시간이 많지 않다. 학생 시민기자들을 위한 공동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그 속에서 서로 마음 맞는 사람들끼지 만나 공동취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시간 부담도 덜고 전문성도 올라간다고 본다.
시민기자 지면이 현재 주 1개면인데 2개면으로 늘려줬으면 좋겠다. 편집국의 전문 기자들이 있지만 시민기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발굴하는 기사 역시 시민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본다.
-유대혁:10대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대한 뉴스가 좀 더 다양하게 나왔으면 좋겠다. 고3이다보니, 잠시 짬이 날 때 대학생이 되면 뭘 할까를 찾아보고 있다. 그런 것처럼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사안이나 정보를 자세하게 전해주면 좋겠다. 다양한 체험활동이라든지 진로 관련한 활동,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 등도 좋겠다.
-권유민:정치 쪽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같이 신문을 읽을 때면 보궐선거라든지 어려운 용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줘서 한결 기사를 이해하기가 좋다. 그 친구가 설명해주듯이 신문기사도 좀 더 쉽게 풀어서 써주면 좋겠다. '용어해설' 같은 것도 자주 해주면 좋겠다. 정치나 경제 쪽은 학생들이 잘 안 읽는다. 사회성 기사들을 많이 실어주길 바란다.
사회ㆍ정리=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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