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은행 업무를 보기위해 7km 이상 차를 타고 덕산이나 홍성으로 나가는 실정이지만, 은행에서는 설치·관리비 문제로 인색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충남도와 지역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청에는 농협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출장소 및 14대의 자동화기기가 설치돼 있고, 도교육청은 농협 출장소와 자동화기기 2대, 충남경찰청에는 자동화기기만 2대가 설치돼 있다.
경찰청사 옆에는 삽교농협 내포지점이 지난달 들어섰으며, 대부분 은행에서 자진 요청해 설치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에서 걸어서 개인별로 15~30분 거리인 롯데아파트와 극동아파트 주변에는 은행업무 자동화기기가 전무해 거주자 및 방문자, 근처 공사현장 근로자 등 5000여명의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 A(42)씨는 “기관 내 인출기의 이용률도 많지 않으면서 금고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설치한 것 아니냐”며 “주말엔 그나마 기관도 문을 닫아 은행업무를 볼 곳이 없는데 주민들에게 너무 인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자동화기기 자체만 보면 손해일 수 있지만, 우리는 은행에 돈을 맡기고 대출 등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관과 똑같은 고객”이라고 주장했다. 자동화기기는 이익창출이 아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금융회사들은 설치·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1대의 자동화기기 설치를 위해서는 건물 내의 경우 2000만원에서 실외의 경우 3700만원까지의 비용이 필요하다. 부지 임대료와 인테리어 등의 여건에 따라 훨씬 더 만들기도 한다. 기계 한 대 가격만 해도 보통 1700~2000만원, 신형의 경우 3000만원을 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설치 후 유지비와 수리비, 사설경호업체 등에 맡기는 관리비도 들어간다. 실제로 내포신도시 인근 홍성군 홍성읍의 한 대형마트에도 현금인출기가 설치됐었지만, 손해가 많아 기계를 이내 철수해야 했다. 이에 대해 지역 한 은행 관계자는 “타산이 안 맞아서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주민들이 정식으로 설치요청을 한다면 입지나 수익성을 내부회의와 검토 과정 등을 거쳐 추진해 볼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설치가 타당하더라도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내년 사업계획으로나 가능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주민요청으로 인한 설치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신도시 발전과 이주자 복지차원에서 기관의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도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알겠다. 검토해 보겠지만, 은행에서 월권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부탁 정도로 해볼 만하다”며 “도금고은행과도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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