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등 시군“기초연금에 등골휜다” 지자체 예산지원 호소

국ㆍ도비 분담비율 상향 요구… 충남도 “수용시 도가 재정난에 빠질 것” 난색

천안시를 비롯한 각 시군이 지난달부터 시행된 기초연금으로 인해 재정부담이 2 배 가량 늘자 정부나 충남도의 재정분담비율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바뀌면서 단독일 경우 2만~9만9100원에서 10만~20만원으로 상향됐으며 부부는 4만~15만8600원에서 20만~32만원씩 소득인정액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기초연금을 시행하다 보니 각 시군은 재정부담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국비지원의 경우 각 시도별 차이가 크다. 충남도내 천안과 아산, 계룡시는 기초연금의 70%만 국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공주. 보령. 서산. 당진 80%, 나머지 논산시와 청양군 등 8개 지역은 90%까지 지급해 무려 20%p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재정자주도와 노인인구수 등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것으로 기존보다 한 달에 기초연금비로 수십억원이 더 들어가는 시ㆍ군들은 충남도의 재정분담률을 상향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충남도 기초연금 비용부담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기초연금 분담금 중 충남도는 20%를, 시군은 80%를 부담토록 명시하고 있다. 국비 90%를 지원받는 청양군의 경우 나머지 10%에 대해 80%만 부담하면 되지만 천안시는 30%에 대해 80%를 부담하는 꼴이어서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

실제 천안시는 지난 6월 기초노령연금 대상자 3만799명에 대해 28억4660만여원이 지급됐지만, 지난달 기초연금으로 바뀌면서 2배 가까이 늘어난 55억4816만원을 지급해야했다.

특히 기초연금 20만원(부부 32만원)을 전액 받은 수급률이 무려 전체 대상자의 93.5%에 달하면서 천안시는 올 1회 추경에 155억원을 기초연금비용으로 올려놓은 상태다.

내년도 기초연금액은 무려 7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천안시가 부담으로 인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따라서 천안시뿐만 아니라 대다수 시군은 재정부담 탓에 충남도와 절반씩 나눠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충남도도 재정자주도가 39.9%밖에 되지 않아 분담비율 상향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고개를 젓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재정난 가중으로 부담비율을 80%에서 50%로 낮춰 줄 것을 요구했지만, 충남도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충남도가 조례 개정을 통해 각 시군의 재정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 재정자주도가 시ㆍ군보다 낮은 상태”라며 “15개 시군에 지원을 늘리면 충남도가 극심한 재정난에 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