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여고생·40대男 살해' 재판현장…“난 주범 아니다”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김해여고생·40대男 살해' 재판현장…“난 주범 아니다”

피고인들 범행 시인불구 구체적 사실 인정안해 주범 지목됐던 이모씨 “나도 묻힐 뻔” 진술 번복

  • 승인 2014-08-25 19:00
  • 신문게재 2014-08-26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김해여고생'과 '대전 40대 남성 살해 사건'의 주범들이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사실과 책임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는 등 범행 일부를 부인하거나, 경찰과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까지 번복하며 재판장과 검찰, 변호인 측의 신문을 모호한 태도로 일관할 정도였다.

특히 주범으로 알려졌던 피고인이 '강간 사건' 때문에 공범들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해 범행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는 진술을 법정에서 처음 하면서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다.

25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황의동)는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25)씨와 허모(24), 이모(24), 양모(16)양에 대한 속행공판을 열고 피고인들의 증인신문을 시작했다.

우선, 범행의 목적이 피해자인 40대 남성이 조건만남을 위해 만났던 10대 여고생을 대신한 보복과 미성년과의 성관계를 미끼로 돈을 뜯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건 대체로 시인했다. 하지만, 허씨는 강도 목적에 대해선 부인했다.

범행 차량에 방치한 피해자의 사체가 있는 주차장에 다시 돌아온 이유, 즉 사체 유기 의도에 대해선 모두 말끝을 흐리며 부인했다.

주목할만한 건 허씨와 이모(24)씨, 양씨 등 3명은 범행을 이모(25)씨가 주도한 것으로 진술한 반면, 주범으로 알려진 이모(25)씨는 허씨의 협박에 못 이겨 가담했다며 주범이 허씨라는 진술이다.

이모(25)씨는 “(내가) 허씨와 사귀던 정모(15)양을 강간했다는 이유로 허씨와 이모(24)씨 등 3명이 나를 집단폭행했고, 이 사실은 압수된 허씨의 휴대전화 동영상에 찍혀있다”며 “김해여고생을 암매장할 때 나도 같이 묻힐 뻔했는데, 뭐든지 하겠다고 해서 살아났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나이도 가장 많고, 전과도 많다 보니 3명이 나에게 모든 걸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경찰에 검거된 날 유치장에서도 허씨가 책 속에 쪽지를 넣는 방법으로 범행사실 조작을 주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재판부는 김해여고생 사건이 기소되면서 다음 기일부터 두 사건을 병합해 진행할 예정이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