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또 국회에 계류된 법안들의 8월 임시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위해 여야 및 유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제안하며 민생법안 등의 분리처리를 거부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도 박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우회적 비판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와 함께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에 대한 답을 25일까지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만약 요구가 거부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강경한 대여 투쟁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처럼 입법 과정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말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은 마땅하나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해 여과되지 않은 감정과 발언으로 어떤 결정을 주도해나간다는 것은 올바른 모습이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원칙을 무시한 채 3자 협의체를 고집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세월호특별법과 민생경제 법안의 분리처리조차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같은 정국으로 인해 2년차로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지난 4월 16일 이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올 하반기 역시 이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야당 및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대통령 면담 요구'에 대해선 침묵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을 못 만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40여 일 동안 단식농성을 한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의 손을 잡고 그의 말을 듣는 것도 꼬인 정국을 풀 수 있는 해법 가운데 한 방법이다. 먼저 박 대통령이 손을 내밀어 세월호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며 꼬인 정국을 풀어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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