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은 대체도로를 확보한 뒤 철거를 하던지, 아니면 아스팔트 재포장으로 안전대책을 수립하든지 민원이 들끓고 있지만 시로서는 철거 계획만 세웠을 뿐 대체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유보된 상태여서 손을 놓고 있다.
25일 시에 따르면 대전천 하상도로는 대덕구 오정동부터 중구를 거쳐 동구 인동에 이르기까지 약 9㎞에 달한다. 1997년부터 구간별로 단계적 개통이 이뤄져 2000년 완공됐다. 차량증가에 따른 도심의 교통체증 분산을 위해 하상도로가 건설됐다. 하지만 시는 대중교통시스템 계획과 생태하천 복원방침에 따라 하상도로를 구간을 나눠 단계적으로 철거할 방침이다.
환경단체와 하상도로 인근 주민들은 생태하천 복원과 차량통행에 따른 소음 등을 이유로 들어 철거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구 문창교에서 선화교 구간은 좌·우안 도로가 모두 철거됐고, 중구 문창교에서 동구 인창교 구간은 좌안도로만 철거됐다. 하상도로 철거를 위해서는 대체도로가 확보돼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아 이후 구간의 철거는 유보된 상태다.
시는 전체적인 철거 계획을 수립했지만 '대체도로 미확보'라는 복병에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문제는 하상도로 철거 계획에 따라 도로파손이 허다해도 보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하상도로를 통행하는 운전자들만 소음, 충격, 차량 파손 등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운전자 A씨는 “대체도로 확보가 안돼 하상도로를 유지할 것 같으면 통행하는 운전자를 위해서, 타지역 사람들의 대전에 대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쾌적한 도로 즉, 아스팔트 재포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칫 도로 파손에 따른 사고라도 발생하면 시에서 책임을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로서는 하상도로 철거 계획이 있는 만큼 아스팔트 재포장에 따른 예산낭비를 우려,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다. 예산도 부족할 뿐더러 철거 계획을 명분으로 내세워 운전자들의 안전과 도시 미관은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철거 계획이 유보된 상태인 만큼 하상도로의 전면 재포장은 안 되더라도 운전자 불편 해소를 위해 파손된 부분 등의 보수를 하는 것이 맞다”며 “도로상태를 점검해 조치를 취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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