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최근 서울고법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남편 심재환 변호사를 '종북주사파'라고 지칭한 보수 논객 변희재씨의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한 재판을 예로 들며 “시류에 흔들리거나 인터넷에 비난글이 쏟아질까 봐 이쪽 저쪽 재면서 어중간한 판결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법관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이정현 의원은 “윗분들을 모시고 후배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그런 위치에 몇 년씩 계시다 보니 법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염려가 많다”고 지적하며 “지나치게 윗분들 눈치를 봐서 판결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김도읍ㆍ김용남 의원은 대법관 구성의 폐쇄성에 대해 지적했다. 김도읍 의원은 “대법관의 절대 다수가 법원행정처,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의원도 “1987년 개헌 이후 대법관으로 임명된 61명 중 4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법원 출신”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상훈 의원이 전관예우에 대해 지적하자 권 후보자는 “대법관은 법관 최고위직으로서 기대가 큰 만큼 사익을 도모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사임하면 저술과 함께 후진양성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권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나 위장 전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전순옥 의원은 “권 후보자가 1988년 서초구 삼풍아파트 1채를 주거 목적으로 분양받고 이를 임대해 그 전세 자금으로 경기도 용인의 임야와 화성시 임야 및 토지를 매입해 시세 차익을 올렸다”며 “놀라운 부동산 투기 실력”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김관영 의원은 “화성 소재 토지의 단독 소유권을 갖기 전 공동 매매예약권리자였던 제3자는 춘천을 기반으로 전국에서 사업하는 중견 건설 업체 기업인 심모씨로 확인됐다”며 “춘천 지역 향토 기업인이 당시 춘천지법 판사였던 권 후보에게 공시지가의 7분의 1에 불과했던 토지 거래 공동 매매 권리를 포기한 것은 명백히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같은 해 8월에는 심씨와 매매 예약 해놓았던 용인시 임야를 공동 매입했고 지난 2011년 소유지분만큼 나눠 단독 소유등기를 냈다”며 “이 임야는 투자 기대가 적지 않은 곳인데 등기를 나누면서 민가에 가까운 곳을 취한 것은 또 다시 권씨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장인 소개로 심씨를 알게 됐고 사업 관할 지역과는 관계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서영교 의원도 “소유하고 있던 집(삼풍아파트)에 대해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 가격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맞느냐”고 추궁하자, 권 후보자는 “미처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 인사특위는 이날 청문회를 마치고 오는 28일 권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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