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을 SNS에 올린 사람이 다음 대상자 3명을 지목하는데 이들 3명은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ALS에 100달러를 기부하는 것이 기본 규칙이다. 그러나 이 캠페인의 참여자 대부분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기부까지 마다하지 않는 등 루게릭 환자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가수 션을 비롯해 지드래곤, 배우 조인성 등 연예인들의 동참이 잇따르고 있으며 정치인 및 야구선수 류현진도 얼음물 샤워에 동참했다. 처음 이 모금운동을 고안한 당사자도 보스턴 칼리지 야구선수 출신인 피터 프레츠로, 그 역시 루게릭병 환자였다. 따라서 야구선수들의 동참은 그 의미가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가수 션은 오래 전부터 루게릭 환자 돕기 운동에 동참했다. 한국에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설립된 승일희망재단의 대표이기도 하다. 션과 함께 이 재단의 공동대표인 박승일씨는 12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다. 전 프로농구모비스 최연소 코치였던 박승일씨는 지난 2002년 루게릭병에 걸려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신세가 됐다.
승일희망재단은 루게릭병 및 희귀질환 등의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치료 및 재활 등을 지원할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박승일씨의 유일한 의사소통 방법은 눈 깜빡임이다. 그는 루게릭병 환우와 그 가족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눈으로 희망을 쓰다'라는 저서까지 출판, 독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었다.
이번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관련 박승일씨는 '시원하게 얼음물 샤워를 할 수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라며 눈발 날리는 이미지로 이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국내의 루게릭병 환자는 2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국내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 증대는 물론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에 청신호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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