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폐지와 세비반납추진위원회가 생긴 것도 그러한 구민 정서를 반영한다. 세비 반납 방식을 놓고 왈가왈부 힘을 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방법적으로 무노동에 상응하는 세비를 돌려받아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에 반납하는 전남 신안군의회의 불용처리 선례를 따르는 게 순리다.
서구의회의 경우는 지방의회 쇄신이 얼마나 어려우며 왜 필요한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그동안 처리된 안건은 0건인데 굳이 비교하면 일당 10만원 노동자가 두 달 꼬박 일한 것보다 많은 세비를 챙겼다. 감투 욕심에 젖어 자리다툼만 벌이다 수령한 세비, 즉 원구성도 못한 채 받은 세비인 만큼 자치구 재정으로 환원시켜야 타당하다.
걸핏하면 지방자치 타령이나 하며 자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간섭 안 하고 뒤로 숨는 정당들도 반성해야 한다. 이렇게 장기간 파행을 거듭하며 의회주의를 무시하면서 반납 방식과 시기 등을 논의한다는 사실 자체도 껄끄러운 일이다. '밥값'도 못하며 받은 세비를 적선이나 기부행위 하듯 처리할 성격은 아닌 듯하다.
자발적인 기부문화와 성격상 질적으로 같을 수 없다. 지방의회의 무노동 무임금 시스템을 확고히 정립해볼 기회도 지금인 것 같다. 구민은 안중에 없는 이런 식의 지방자치는 안 된다. 더 회복 불능의 상황이 오기 전에 각성할 일이다. 무더기 주민소환을 통해서라도 이런 폐단을 막아야 함을 절감했다.
파행 장기화에 따른 세비 반납은 주민에 대한 도리의 최소한이다. 주민 대의기관에 지급되는 세비는 주민 혈세였다. 그러나 반납이 면죄부는 아니다. 원구성을 시작으로 서둘러 정상화해야 한다. 서구의회 사태로 기초의회 무용론, 폐지론이 고개드는 건 유감이다. 고통을 줬으니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는 주민까지 있다. 주민 무서운 줄 알고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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