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사단서도 가혹행위, 장교가 사병 알몸 촬영하고 폭행

피해병사들 보복 두려워 1년간 신고도 못해

대전·충남 향토보병사단인 육군 32사단에서 한 장교가 사병 7명을 상습적으로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21일 구속됐다. 그러나 1년 가까이 폭행과 협박ㆍ모욕행위를 벌였음에도 그동안 자체적으로 적발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육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오전 32사단 예하부대에 근무하는 김모(25) 중위에 대해 부하 상습폭행과 가혹행위·모욕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중위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 초까지 32사단 예하 내륙대대에서 김모(23) 상병 등 부하 사병 7명의 가슴과 어깨 등을 주먹으로 폭행하고 사병들이 샤워하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수차례 촬영해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한 혐의다. 지난해 초 입관한 김 중위는 중대 운영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해 공금횡령 혐의도 있다.

이 같은 상습폭행과 가혹행위는 해당 부대가 사병을 대상으로 매주 진행하는 '주단위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8일 보고됐다. 주단위 설문조사는 사병들이 자신이 겪는 가혹·폭행이나 부당행위를 적어 제출하는 것으로 곧바로 대대장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김 중위가 1년 가까이 부하 사병을 폭행사고 가혹행위를 벌이는 동안 적발되지 않았던 셈이다. 피해 사병들이 보복이 두려워 주단위 설문조사에 피해 상황을 기록하지 못하다가, 최근 육군본부가 병영폭력 척결에 나서면서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군부대 관계자는 “가혹행위 등의 혐의가 확인돼 구속수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엄정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