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공기관 장애인 의무고용 외면

산업은행 4년간 고용부담금 8억4000만원 납부 '땜질 관행'

● 새정치연합 김기준 의원 자료

금융기관들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고용의무를 지키지 않고 해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대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경기도 파주)이 공개한 '정무위원회 산하 11개 금융공공기관의 최근 5년간 장애인 고용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융 공공기관들이 최근 4년간 장애인 의무고용율을 위반해 지속적으로 납부한 부담금은 28억3130만3930원에 달한다.

장애인 의무고용은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1991년 도입돼 정원 대비 공공기관은 3%, 기타 공공기관은 2.5%를 장애인으로 의무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위반시에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액의 60% 이상 범위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의무고용부담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2010년부터 4년간 8억 4000만원의 고용부담금을 납부해 금융 공공기관 중 장애인 의무고용규정 위반 실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2010년도 0.8%, 2011년도 2.1%, 2012년도 1.5%, 지난해 1.3%, 올해 1.3%의 비율로 장애인을 고용하는데 그쳤다.

산업은행의 뒤를 이어 한국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1.66%, 코스콤 1.75%, 정책금융공사 2%, 신용보증기금 2.25%, 중소기업은행 2.64%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충당하는 비윤리적인 행태도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2010년 채용한 장애인인 46명 중 2명, 2011년 27명 중 2명, 2012년 15명 중 4명, 지난해 10명 중 5명, 올해 13명 중 5명만 각각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대부분은 비정규직으로 충당했다. 이런 사례는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은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김기준 의원은 “금융공공기관들의 지속되는 장애인고용의무 위반실태가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부담금으로 때우는 관행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