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비, 구 재정으로 환원… 생색내기 기부는 안돼”

서구의원 반환 한목소리

원구성 실패로 파행을 불러온 서구의원들이 2개월치 의정활동비(이하 활동비)를 고스란히 자치구 재정으로 반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회 안팎에선 활동비반납 방식에 대해 사회환원 개념으로 기부행위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의원들의 생색내기용 반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 서구의회는 지난달 7월10일 제212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시작해 21일 제213회 임시회 5차 본회의까지 12번째 원구성에 나섰지만 불발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회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 부족에 따라 원구성을 하지 못했다. 25일 10시 6차 본회의로 원구성 의결이 연기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활동비 지급에 따라 서구의원 20명은 1인당 674만원의 2개월치 활동비를 받았다. 모두 합해 1억3503만3200원이다.

고작 1시간을 조금 넘긴 의회를 개회하고선 별다른 의정활동도 하지 않고 활동비만 챙기는 의원들의 형태에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활동비 일체 반납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활동비 반납방식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이어진다. 기초의원들이 활동비 반납방식을 놓고 사회환원을 염두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낳기 때문이다.

일부 사회복지단체에 기초의원들이 활동비를 기부하게 되면 의원들은 기부자가 되는데, 이 금액은 선의로 기부하는 것이 아닌만큼 기부행위로 인해 서구의원들이 직ㆍ간접적인 혜택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의원들의 생색내기 홍보용 수단으로 왜곡되기 쉽상이다. 더불어 기부로 인한 소득공제 혜택을 노린다면 또 다른 도덕성에 직면하게 된다.

이번 경우는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하는 기부문화인 '노블레스 오블리제'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구민은 “자신들이 잘못해서 돈을 반납하는 것인데 이것이 마치 선한(?) 기부행위로 둔갑돼서는 안된다”며 “이렇게 되면 의정활동비가 무의미하게 사회에 환원되며 그동안의 의정활동에 따른 구민들의 직ㆍ간접적 피해를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일부 의원이 전체 의원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지만 이미 개인에게 지급된 활동비를 반납하는 사안은 의결과정이 필요없다. 반납할 마음만 있으면 개인이라도 먼저 나설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의원들간 눈치만 보고 있는 꼴이다.

한편 의정활동비 반납과 관련 지난 5일 전남 신안군의회는 7월분 의정활동비 전액을 자치구에 반납, 불용액으로 정산하는 절차를 밟았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이미 도덕성에 흠결이 드러난 의원들인데, 만약 사회단체 기부형태로 세비를 반납하게 된다면 의원으로서 자격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원구성은 물론, 의원들의 책임있는 행동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