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도산 선생의 생애와 사상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논단]도산 선생의 생애와 사상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승인 2014-08-21 14:02
  • 신문게재 2014-08-22 16면
  •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얼마 전 대전흥사단 하계 단우휴양회에서 도산 안창호선생의 생애업적을 돌아보는 기회가 있었다. 도산은 독립운동가 중 당대 최고 중의 한 분임이 틀림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복(光) 69주년, 도산의 정신사상이 21세기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도산은 무인년(1878년 11년 12일)에 대동강 하류에 있는 도롱섬에서 한 농가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서 고향에 있는 사숙에서 공부했는데, 천성적으로 명민함이 드러나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7세 되던 해 청일전쟁이 일어나 평양의 주민들이 흩어지고 고적과 가옥은 파괴됐다. 일본군과 청군의 전쟁을 본 도산은 어찌하여 일본과 청나라가 우리나라에 군대를 끌고 들어와 전쟁을 하게 되었나 생각했다. 도산은 소년시절 동지이며, 수년 연상인 필대은과 이 문제를 두고 밤이 깊도록 담론했다. 담론 끝에 우리나라에 힘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도산은 민족의 힘이 국가 독립의 기초이자 민족의 생명임을 통감했다.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함을 느낀 도산은 청운의 뜻을 품고 미국으로 갔다. 당시 나이는 22세였다. 목적은 학업에 있었지만 당시 미국에 이민 온 한국 동포들의 현상은 도저히 도산으로 하여금 학업에 전념할 틈을 주지 않았다. 도산은 여러 날 고민한 끝에 공부라는 본래 목적을 버리고 재미 동포들이 국민다운 생활을 하고 독립 국가를 경영할 만한 능력 있는 국민으로 끌어올리기에 노력하리라 결심했다. 호별 방문을 통하여 동포들의 생활 상태를 확인한 도산은 몸소 한 집 한 집 청소운동부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동포의 생활을 변하였는데, 다만 거처의 외양만이 변한 것이 아니라 정신생활까지 변화를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하여 도산은 동포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또한 한인의 노동력을 통합ㆍ공급하는 조직을 만들어 미국사회에 한인의 노동력을 공급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을 보장하고 실직이 없게 하기 위해 힘썼다.

도산은 국민의 힘이 독립의 기초이자 생명인 것을 통감했다. 힘이란 국민이 도덕 있는 국민이 되고 지식 있는 국민이 되고 단합하는 국민이 되어서 정치ㆍ경제ㆍ군사적으로 남에게 멸시를 아니 받도록 되는 것이고, 그러한 국민이 되는 길은 국민 중에 덕(德)있고 지(知) 있고 애국심 있는 개인이 많이 생기는 것이며, 그렇게 하는 길은 우선 자기 자신이 그러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 했다. 자신이 덕 있고 지 있고 애국심 있는, 즉 힘 있는 사람이 되면 우리나라는 그만한 힘을 더하는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독립운동은 각자의 자아 혁신에 있다고 단정하고, 우리 민족 각원의 첫째 의무는 덕ㆍ체ㆍ지 3육을 끊임없이 행하여 자기가 먼저 독립국 국민으로서의 자격과 역량을 구비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민족과 국가가 도산의 생활의 동기요 목표였던 것이다.

또한 도산이 동포에게 호소하는 주지는 일관하였는데, 곧 당시 세계는 민족경쟁시대라 국가가 독립하지 않고는 민족이 서지 못하고 개인이 있지 못한다는 것과 국민의 각원이 각성하여 큰 힘을 내지 아니하고는 조국의 독립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과 큰 힘을 내는 길은 국민 각 개인이 각자 분발ㆍ수양하여 도덕적으로 거짓 없고 참된 인격이 되고 지식적으로 기술적으로 유능한 인재가 되고 그러한 개인들이 국가 천년의 대계를 위하여 견고한 단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흔히 도산의 4대 정신이라 하여 무실(務實), 역행(力行), 충의(忠義), 용감(勇敢)을 말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도산의 주장과 사상을 대표하는 정신이라 하겠다. 실은 진실, 거짓이 없는 것이 '실'이다. 무는 힘쓴다는 뜻이므로 '무실'이란 '참되기를 힘쓰자', '진실을 실천하자'는 뜻이다. 역행은 힘써 행하라는 것. 즉, 나 자신부터 몸소 행하고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도산은 자기 스스로 실천의 본보기를 보였다. 충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다른 사람에 대해서 언제나 참되고 신용이 있고, 충성심이 있어야 하며, 옳은 일이면 어떤 것이든지 일단 작정을 하면 내게 이롭건 불리하건 끝까지 성실성을 다하고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참과 거짓, 의와 불의를 준엄하게 가르고, 참의 편에서 움직이고 살아가려면 언제나 용기가 필요하기에 우리는 용기가 있는 인간, 용감한 국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산은 나 자신이 거짓을 버리고 참사람이 되는 것에서부터 우리나라를 참 나라로 만드는 길이 시작된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곧 나라를 힘 있게 만드는 길이라 여겼다고 할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