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주택 폭발사고, 가스누출 사고인가, 계획적 살인인가

'부인 방화살인 의혹' 사건 항소심… 검찰 “보험금 노린 남편의 범행” 입증 자신감

<속보>=경찰 내사종결 후 1년 6개월만에 재수사해 검찰이 남편을 방화살인 혐의로 기소한 '부인 방화살인 의혹사건'이 6년만에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본보 2월 14, 19일·20일자 5면 보도>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범)는 20일 부인 B씨(사망 당시 28세)를 방화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남편 A(34)씨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을 열었다. 사망한 부인의 유가족이 방청객으로 지켜보고 방화살인 혐의를 받는 남편 A씨가 피고석을 지킨 이날 공판은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재부검에 대한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고 법의학 분야의 전문가 증인을 2~3명 더 신청하겠다”며 혐의입증을 자신했고, 변호인 측은 “검찰은 피고인이 유죄이고 이를 맞추려 자료를 확보하는 것에 그친다”고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

이어 변호인 측은 “지상파방송에 피고인이 파렴치한으로 방영됐고, 검찰은 방송에 나온 사람들을 전문가 증인으로 내세우려 한다. 무죄추정 원칙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 측은 “방송 보도는 검찰과 무관한 일이고, 다른 사건에서 알게 된 법의학전문가를 증인으로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견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피고인 남편 A씨는 “변론 전에 자료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재판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재판 진행을 서둘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과 변호인 측에 확보된 자료를 모두 제출하고, 변론은 11월까지 마무리해 연말에 판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지켜본 B씨의 아버지는 “2008년 사건 당시 CCTV와 컴퓨터 분석자료, 현장보존, 부검 등 초동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며 “비정상적인 보험에 가입하고 가스 밸브가 폭발 전에 인위적인 힘으로 제거되는 등 폭발을 가장한 살인사건이라는 게 법원에서 판명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은 2008년 3월 대전 대덕구 송촌동의 13층 아파트에서 남편 A씨의 부인 B씨가 주방에서 (휴대용)가스레인지를 사용하던 도중 가스 폭발사고로 사망한 사건이다. 경찰은 그해 8월 내사종결했으나 B씨의 아버지가 고액보험가입과 가스 밸브 제거 등을 제기해 2009년 10월부터 재수사가 진행됐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