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공장 설립 업체-주민 정면충돌

행정소송 계류불구 굴착조사 시도… 주민 몸으로 막아서며 '일촉즉발'

내포 신도시 인근 레미콘 공장 설립을 두고 지역주민과 업체 간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이 현실화됐다. 행정소송이 계류 중인 상태에서 업체가 자체 지하수 검사 등을 진행하려 하자, 주민들이 굴착기 등을 막아서며 강하게 대립한 것.

19일 예산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예산 삽교읍 상하리에 레미콘 공장을 설립하려는 B업체는 예산군에 지하수 고갈에 대한 검사를 위한 굴착신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부지 150m를 굴착, 공장 설립 시 하루 예상 사용량인 200t의 지하수를 뽑아내 고갈 가능성을 검사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해당지역은 지하수 고갈과 대기오염의 우려가 있다는 금강유역환경청의 점검결과를 참고해 충남도와 예산군에서 레미콘 공장 설립을 반려했고 업체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예산군은 행정소송이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업체의 굴착조사를 불수리 처리, 법원의 요구가 있을 때 공신력 있는 조사를 실시하자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업체는 굴착신고서만 제출하고는 다음 날 바로 과수원인 해당부지에 길을 냈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농지 입구에 콘크리트 토목흉관과 자갈 등의 재활용골재를 매립하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군에 농지일시사용허가를 받지 않고 작업한 것이다.

예산군은 업체가 전날 제출한 굴착신고서에 대한 검토도 마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주민들은 굴착기 등의 작업을 몸으로 막아섰고 한참동안 실랑이 끝에 물러서고 말았다. 현재 업체는 무조건 레미콘 공장을 설립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주민들 역시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대열 상하리레미콘공장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해당 업체의 사업주는 대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 레미콘을 납품하기 위해 만든 위장중소기업의 대표를 맡는 등 지난해 상반기 중소기업청에 의해 위장중소기업으로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업체의 모든 행동과 주장에 대한 신빙성과 공정성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주장하며 업체가 재판부의 결정을 차분히 기다릴 것을 당부했다.

B업체는 2012년 공공조달시장에서 적발된 레미콘 업체 중 5번째로 많은 29억 원의 납품실적을 올렸다.

업체 관계자는 “굴착조사는 보통 40일 가량 걸리는데, 소송을 진행하며 나중에 조사하게 되면 현재 영업 중인 공장의 임대기간이 만료(12월)될 우려가 있어 시간 절약을 위해 미리 조사하려 했던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위법행위는 몰라서 저지른 것으로 원상복구할 것이고, 위장중소기업으로 적발된 것은 3개월 후인 지난해 7월 다시 정식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았다”고 해명했다.

내포=유희성·예산=신언기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