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진출을 타진 중인 충남대, 한밭대, 공주대 등 지역 국립대는 이 기준에 미달, 예산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사실상 '세종시 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행복청은 이달 13일부터 '행복도시 자족시설 유치 지원기준'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자족기능 조기 확충을 위한 이 기준에는 행복청 보조금 지원이 가능한 대학, 병원, 연구기관 등의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대학의 경우 보조금 지급신청일 기준으로 세계 대학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 또는 'THE'(Times Higher Education)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1회 이상 200위 이내 대학 또는 학과를 개설하는 대학으로 한정했다.
이 기준을 맞춘 대학에는 전체 건축비의 25% 이내에서 행복청 예산이 지원된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이 기준을 충족한 곳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THE' 평가에서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QS' 평가의 경우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만이 200위 내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결국, 과학기술계 특수목적대학인 카이스트를 제외한 충남대, 한밭대, 공주대 등 순수 지역 국립대는 행복청의 건축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종시 진출을 위해선 부지매입비와 건축비 등으로 최소 500억~60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이 소요된다는 것이 지역대의 추산이다. 하지만, 행복청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충남대, 한밭대, 공주대는 예산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천문학적인 재원을 자체 재원으로 충당할 수 없으며 교육부 등 다른 곳으로부터 국비 지원을 확답받기도 난망, 이번 행복청 조치로 자칫 '세종시 행'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행복청이 지역대의 지역사회 기여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 잣대로 입맛에 맞는 대학만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행복청 관계자는 수준 높은 자족시설 유치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도시 위상에 걸맞은 양질의 자족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기준을 정했다”며 “충남대, 한밭대, 공주대는 행복청 보조금 지원을 못 받을 뿐 대학 입주를 위한 예산만 확보하면 세종시 진출 길이 열려 있다”고 해명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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