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이야기]혼인의 의미와 역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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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이야기]혼인의 의미와 역사(5)

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4-08-18 14:13
  • 신문게재 2014-08-19 16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요사이 혼수품과 혼례식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사람들로 인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하루의 혼례식을 치르기 위하여 적게는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낭비(?)를 자행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한심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혼례식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상이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이러한 과도한 혼례비용은 예전에도 문제가 된 것 같다.

과도한 혼수 때문에 혼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었고 빚까지 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경국대전에서도 혼인식에 사용하는 물품을 규제하였고 특히 '형전(刑典)'에서는 당하관이하의 벼슬아치들이 고급 비단을 혼수품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장형 80대에 처하는 규정을 둘 정도였던 것이다. 예전의 혼례는 이렇게 치렀다.

즉 함(납폐)을 준 다음 밤에 신부집에서는 신랑집에 사람을 보내어 '날이 저물었으니 빨리 신랑을 보내주십시오'라고 세 번을 청하고 나면 비로소 신랑이 신부집에 가게 되는 것이다. 그때에 신랑을 흰말을 타고 하인 등을 거느리고 행렬을 만들어 신부집에 가는데 흰 말을 타는 이유는 우리 조상으로 흰색을 상서롭게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랑은 나무로 만든 기러기 한 쌍을 가지고 가게 되는데 그 기러기를 신부집 내당에 마련된 전안소에 올려놓는다고 한다. 이 기러기를 가지고 가는 것은 원래 중국에서 전래된 혼인풍습으로 원래 기러기는 한 쌍이 살다가 그 중 한 마리가 죽으면 3년 동안 죽은 기러기를 위하여 먹이를 그곳에 물어다 놓고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는 속설로 인한 것으로 부부간의 금슬이 좋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혼례식은 우리가 가끔 영상을 통하여 보는 것처럼 신랑이 동쪽에 신부에 서쪽에 서서 신부가 재배를 하고 신랑이 일 배를 하고 재차 반복한 후에 신랑, 신부가 꿇어앉으면 복(福)있는 부인이 붉은 줄로 표주박 둘을 연결하게 되는데 이것을 해홍사(解紅絲)라고하며 이것은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다는 월하노인의 고사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이후 의식절차가 끝나면 신랑은 신부집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린 후 신부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원래 중국의 혼인풍습인 친영(親迎)은 신랑집에서 혼인식을 거행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달리 신부집에서 혼인식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예전의 관습이었던 남자가 여자집에 가서 혼인식을 올리는 습속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랑은 이러한 혼례식을 치르고 나서 신부를 데리고 자신의 집에 가게 된다. 신랑집에 오면 우선 신부는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에게 대추와 포를 바치는 의식을 치른 후에 시댁가족을 상견례를 하고 큰 잔치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잔치가 끝난 후 신부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 날 다시 신부집에서 전날 신랑을 청하였듯이 신랑을 신부집에 오기를 청하여 신랑이 오면 신부집에서 비로소 첫날밤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 3일 동안은 신부집에서 보낸 후 신랑은 신부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때에 신부는 시부모에게 줄 엿과 떡, 버선 등을 가지고 갔으며 그 날부터 신부는 고된 시집살이를 시작되게 되는 것이다. 신부는 첫날부터 시부모에게 저녁에 물을 떠서 올리고 아침에 찾아가는 자리끼를 시부모들이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계속해야 하는 시집살이 훈련으로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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