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6시35분께 중구 오류동 한 유료공영주차장에서 주차관리원은 주차한 차량에 대해 1시간에 1000원, 1시간이 지난 이후부터는 2000원을 요구했다. 게다가 주차장 출입구에 세워진 주차요금표는 예전 요금이기 때문에 현재 요금체계와 다르다고 말했다. 관리주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주차관리원은 주차요금표에 게시된 그대로 주차요금을 받아야 한다.
최초 15분에 200원이며 2시간 이내 15분 초과 후 매 15분 이내에 100원씩, 2시간 초과 시 매 15분에 300원씩 징수해야 한다. 1시간 주차를 했을 경우, 500원의 주차료만 내면 된다. 이 같은 주차관리원의 불법 요금 징수에도 중구는 지난 1월 계약시점부터 현재까지 1차례도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불법징수에 대한 정보를 뒤늦게 파악한 뒤 직접 현장 점검을 하지도 않은 채 주차장을 관리하는 위탁업체에 이를 알려주기까지 했다.
이후 구 담당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했지만 이미 앞뒤 정황을 파악한 위탁업체와 주차관리원은 기존 주차요금표대로 징수해 형식적인 불법징수 점검으로 전락했다. 구는 전화상이지만 확실한 정보를 파악했기 때문에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해 해당 업체에 알린 것이라고 해명할 뿐이다.
그러나 불법상황을 인지한 뒤 직접 현장을 살피지 않는 공무원의 고질적인 탁상행정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민선 6기 들어 현장 행정을 강조하면서 구청장이 솔선수범해 현장을 살펴보는 것과 달리, 하급 공무원은 제대로 된 현장행정을 하지 않는 등 구청 조직의 '엇박자 행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중구 관계자는 “지난주 해당 주차관리원과 주차장을 관리하는 위탁업체 관리자가 구청에 찾아와 불법 사실을 인정했다”며 “앞으로는 유료 주차장의 불법 징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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